미국과 말레이시아가 최근 체결한 새로운 상호무역협정(Agreement on Reciprocal Trade, ART)이 아시아 공급망 구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협정은 미국-중국 간 장기 무역갈등 속에서 새로운 균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평을 받는다.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말레이시아산 대부분의 수출품에 대해 관세 상한을 19%로 설정했으며, 말레이시아는 반도체, 핵심 광물, 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에서 미국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키로 했다. 동시에 양국은 핵심 광물에 대한 양해각서를 병행 체결해 전략적 자원협력 기반을 강화했다. 말레이시아 무역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협정은 단순한 관세 조정이 아니라, 미국 자본과 기술을 통해 말레이시아를 아시아 공급망의 핵심 허브로 도약시키는 계기”라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다변화를 추진하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Adam Clermont는 “말레이시아와의 협력은 미국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아시아 내 공급망을 재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보다는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단
아시아 역내 컨테이너 운임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드류리(Drewry)가 지난달 30일자로 집계한 아시아역내 컨테이너운임지수(IACI)는 FEU당 667달러로, 이전 조사(11월 15일)때의 630달러보다 6% 상승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간 물동량 증가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항로별로는 상하이발 싱가포르행이 4% 상승한 822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간 데 비해 상하이발 자와할랄네루행은 1117달러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상하이발 탄중펠레파스행은 1082달러로 4% 하락했다. 항로별 운임 추세는 편차가 있긴 하지만 지난 10월 하순과 비교하면 20~30% 높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에서는 싱가포르가 20% 낮고, 탄중펠레파스가 10% 낮다. 부산발 상하이행은 11월 15일 대비 4% 하락한 66달러, 호치민발 상하이행은 41달러로 보합세, 자카르타발 상하이행은 20% 뛰어오른 42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상하이발 요코하마행은 1% 오른 776달러, 요코하마발 상하이행은 보합인 59달러였다. IACI는 상하이항 발착 아시아역내 18개 주요 항로의 스팟 운임을 가중 평균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한국기업평가로부터 평가받은 기업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됐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현대글로비스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던 한기평은 이번 수시 평가에서 외형 확대와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높이 평가하고 가장 높은 등급 ‘AAA’ 다음인 AA+를 부여했다. 신용등급 AA+는 재정 건전성 등이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사업부문별 고른 매출 성장에 따른 영업실적 개선을 핵심으로 꼽았다. 특히 해운 사업에 주목하며 “올해 들어 해운부문의 이익창출력이 크게 개선되며 전사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에도 실질적 무차입 구조의 매우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자금소요가 확대되겠으나 보유 유동성과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입부담을 통제하며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잇따라 국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평가에서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로 상향 조정됐다. 무디스가 기업신용등급
글로벌 정기선업계가 구조적 불균형에 직면해 ‘이중 시장(Two-Tier Market)’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홍해 항로 운항이 일부 재개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Megaship)의 과잉 공급과 중소형 선박 부족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업체 MDS Transmodal의 애널리스트 안토넬라 테오도로(Antonella Teodoro)는 “홍해 항로 재개는 단순히 위기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선대의 구조적 불균형을 드러내고 있다”며 “1만 TEU 이상급 선박은 공급 과잉 상태인 반면, 5,000TEU 이하급 선박은 노후화와 발주 부족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만 TEU 이상의 선박 규모가 50~100% 증가하면서 스크랩이 거의 없어 구조적 선복용량 과잉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오도르는 이어 "많은 항구가 규모가 큰 이들 선박을 수용할 수 없고, 그 규모 때문에 지역 및 2차 무역을 하는 여러 항만 순환에도 적합하지 않다"며 "따라서 연쇄 대응 옵션이 제한돼 산업이 주요 동서 회랑에서 공급 과잉 단계에 갇히게 된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2026년까지 신규 인도 예정인 컨테이
일본 ONE가 오신고(Misdeclared Cargo) 화물에 대한 CBA(Compensation for Breach of Agreement) 조건을 재확인하며, 위반시 중대한 금전적 처벌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ONE은 2일 고객 공지에서 “비위험(Non-hazardous) 화물은 단위(Unit)당 3,000달러, 위험(Hazardous) 화물은 단위당 1만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며 “만약 은폐, 누락, 허위 신고가 확인될 경우 해당 금액은 각각 6,000달러와 3만 달러로 두 배가 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1일 발생한 컨테이너선 'ONE 헨리 허드슨(Henry Hudson)호' 화재 사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화재 이후 선주인 Fukujin Kisen은 공동해손(General Average)을 선언, 화주들은 평균분담금을 납부해야 화물을 인도받을 수 있게 됐다. 베스푸치 마리타임(Vespucci Maritime)의 CEO인 라스 예센(Lars Jensen)은 “헨리 허드슨호 화재와 같은 사건은 선사들이 화물 신고 정확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된다”며 “이번 조치는 단순한 벌금 부과가 아니라, 선박 안전과 공급망 리스크 관리 차원에
네덜란드 로테르담항(Rotterdam Port)의 혼잡이 극심해지면서 아시아-유럽 항로를 운영하는 주요 선사들이 기항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HMM, ONE, 양밍(Yang Ming Marine Transport)이 참여하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가 일부 항로에서 로테르담을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 화주는 “로테르담항에서의 지연은 계약 협상에서 가장 큰 이슈였다”며 “특히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정시 운항률이 심각하게 낮아 화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선사 관계자들이 직접 현장을 확인했으며, 연내 변경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대안으로는 머스크와 하팍로이드(Hapag-Lloyd)가 운영하는 '제미니 협력(Gemini Cooperation)'이 채택한 허브&스포크(Hub-and-Spoke)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대형 항만을 중심으로 환적을 강화해 혼잡을 분산시키는 전략이다. 혼잡 원인으로는 노동력 부족, 기상 악화, 수요 급증, 장비 제약 등이 지목되지만, 초대형 컨테이너선(ULCV, Ultra Large Container Vessel)의 투입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쟁위원회(Competition Commission)가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8곳을 가격 담합 혐의로 경쟁심판원(Competition Tribunal)에 회부했다. 위원회는 이들 선사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운임을 담합해 시장을 왜곡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소된 기업은 MSC, 머스크(Maersk), CMA CGM, PIL(Pacific International Lines), MOL, 에버그린(Evergreen), COSCO, K-Line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선사는 상하이, 닝보, 셰코우에서 더반(Durban)으로 향하는 항로와 더반에서 홍콩, 칭다오로 가는 항로에서 동일한 일반운임인상(General Rate Increase, GRI)을 적용했다. 경쟁위원장 Doris Tshepe는 “카르텔 해체는 남아프리카 소비자들에게 수입품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수출 비용 절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1989년 제정된 경쟁법에 따라 조사권한을 행사했으며, 이번 사건은 1984년 이후 경제 불평등 해소와 시장 접근성 확대를 위해 마련된 제도적 틀 안에서 진행됐다. 남아프리카 해운
미국 동안(East Coast)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최근 몇 달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덴마크의 해운 컨설팅업체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는 이를 “경기 둔화라기보다는 팬데믹 기간의 비정상적 물량 급증이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씨인텔리전스는 “뉴욕·뉴저지항(Port of New York/New Jersey)의 물동량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격히 증가했으나, 최근 수치들은 서안 항만(West Coast Ports)과의 균형 회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동안 항만은 수입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9~11월 사이에는 전년 동기 대비 물동량이 8~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뉴욕·뉴저지항은 팬데믹 기간 월 처리량이 90만 TEU를 넘어섰지만, 최근에는 70만 TEU 수준으로 안정화됐다”며 “서안 항만들이 여전히 전체 수입 물동량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 애널리스트 Daniel Logan Berg-Munch도 “동안 항만의 성장세 둔화는 글로벌 공급망의 균형 회복을 의미한다”며 “서안 항만은 지리적 이점과 인프라 확충으로 여전히 미국 수입 물
대만 정부가 최근 선박법(Law of Ships) 개정을 통해 자국 해역에 입항하는 선박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번 조치는 ‘고위험 선박(High-risk Tonnage)’을 차단하고 해저 케이블 등 주요 인프라 보호를 목표로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만 해역에 진입하는 모든 선박은 자동식별장치(AIS, 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를 반드시 가동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송출해야 하며, 선명과 IMO 번호를 국제해사기구(SOLAS) 규정에 따라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1만 8,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한 총톤수 150톤 이상 선박은 항해 및 사고 기록을 포함한 선박 일지를 작성해야 하며, 모든 상업 항만 입항 선박은 국제 P&I클럽(Protection & Indemnity Club) 12개 회원사, 대만 보험사, 또는 국제 신용평가사 BBB 등급 이상 보험사의 보증을 제출해야 한다. 대만 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거래 선박의 96.7%가 이미 이들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미달 선박은 보증금을 납부하거나 입항이 거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2023년부터 불투명한 소유구조
전 세계 대체연료 추진선 발주량이 11월 들어 급감했다. 노르웨이선급(DNV)에 따르면 지난달 발주된 대체연료선은 총 10척으로, 모두 LNG 이중연료추진선이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이 6척, 탱커가 4척이었다. 전년 동기의 27척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처럼 대체연료선 발주가 크게 줄어든 데는 국제해사기구(IMO)의 넷제로(Net-Zero) 프레임워크 지연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지적된다. 여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소 선사들이 대체연료선 투자를 외면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선박 중개업체인 Affinity Shipping 관계자는 "세계적인 탄소세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선박·항로에서 대체연료 경제성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특히 중소형 선박의 경우 운항 속도가 느리고 항만 체류시간이 길어 경제성이 더 나쁘다"고 지적했다. 한편 DNV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대체연료선 발주량은 232척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이 전체의 66%를 차지하며 압도적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연료별 흐름에서 LNG의 강세는 여전하다. 올해 누적 대체연료선 발주 중 LNG 추진선이 67%, 메탄올 추진선이 20%를 구성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