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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선원 인력난 심각…“직업 매력 더하고 인재 공급 다양화 이뤄져야”

4일 한국해양기자협회 추계 포럼, ‘10만 선원 양성 방안’ 주제로 진행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의 비승선 학부 전공자에게도 해기사(海技士·선박을 운용하는 직업 혹은 면허증) 응시 자격을 넓혀야 한다. 그러면 연간 400~500명의 해기사 인력을 추가확보할 수 있다."(하영석 계명대 교수) 

 

"선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기사의 급여를 인상해 선원직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김영모 한국선장포럼 사무총장)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스페이스쉐어 루비홀에서 열린 한국해양기자협회 추계 포럼.

 

'10만 선원 양성 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해운·해양업계의 현안으로 대두된 선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백가쟁명식 의견이 쏟아졌다. 

 

세계적인 해기(海技)인력 부족 현상속에서 국내 해운업계에서도 10년 후 국적 외항선의 절반 이상이 선원 부족으로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도 이날 축전을 통해 포럼개최를 축하하면서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나라 선원 노동시장은 '위기'라는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다"며 "청년 선원들은 배를 떠나고 있으며, 해양수산업 현장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영석 계명대 교수, "선원직 매력 높이고 해기교육 확대 해야"

 

하영석 교수는 선원수급난 대책으로 해양대 비승선 학부의 해기교육 확대를 우선 들었다. 그는 "타 부문 전공자에 대해 기초 해기교육과 심화 해기교육을 일정 학점 이수토록 해 이수자에게 3, 4급 해기사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에서 타 부문 전공자의 30~40%가 참여하면 400~500명의 해기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어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가 아시아 국가를 각각 1, 2개국씩 맡아 현지 대학에 교수 인력과 장비 지원을 통해 연간 200~300명의 한국친화적 해기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또 국내해운업계가 해외에 공동으로 선원 아카데미를 세워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은 이미 필리핀에 'MAAP'라는 아카데미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장기승선 유인전략으로 하 교수는 구인난이 특히 심각한 상급해기사 확보를 위해 5년 승선 후 상급해기사 진급시 현재 1.4배인 임금격차를 1.6배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라블(Work-Life Blending)'을 찾는 MZ세대들의 5년 이상 장기승선 유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임금과 복리후생이 특히 중요하다"며 "장기승선자 근로소득 비과세를 확대하고, 4개월 승선 후 60일 휴가를 주는 방안 등을 점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모 한국선장포럼 사무총장 “외항보다 내항 더 심각, 절반 이상이 60대”

 

다음 발표자로 나온 김영모 한국선장포럼 사무총장은 외항해운보다 내항해운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항해운의 경우 무엇보다 선박 과잉으로 경영악화가 우려된다"며 "내항선박량 자율규제제도를 도입해 내항선사의 채산성 악화를 막는 한편으로 내항해기사의 급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내항해운은 임금이 외항의 76% 수준이나 한국내항은 외항의 64%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30년에 3271명, 2040년에 6228명의 해기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내항선원은 고령화가 뚜렷해 60세 이상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령화로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일본의 내항선원 중 60세 이상은 27.8%에 불과하다.

 

김 사무총장은 임금인상과 함께 "내항선박 해기사의 취업환경 개선이 절실하다"며 "선원파견사업 등을 통한 예비원 확보 및 적절한 교대와 유급휴가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선내 거주시설 개선과 연안의 e-내비게이션(Navigation) 시스템 활성화를 통한 이(離)가정성·이(離)사회성 해소도 과제로 들었다.

 

또 내항상선 초급해기사 양성방안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해운조합이 6급해기사 양성계획에 따라 올해 항해사 15명, 기관사 9명을 배출한 것에 주목했다. 현재 내항상선 해기사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5급 및 6급 해기사)과 해사고(4급 해기사), 한국해운조합(6급 해기사), 해양군사대학(5급 해기사) 등에 의해 양성되고 있다.

 

 

 

◆이민석 해수부 선원정책과장, 박주현 하나마린 전무, 박현준 선원노련 부위원장 패널 토의

 

주제발표에 이어서는 패널 토론이 이어졌으며 패널로는 이민석 해양수산부 선원정책과장, 박주현 하나마린㈜ 전무, 박현준 선원노련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국적선원 규모 유지·확대를 위한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선원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승선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4개월로 줄이고, 선내 초고속 인터넷 구축하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같은달 한국해운협회는 사장단 연찬회에서 선원기금 조성을 결정했다. 이어 한국해운협회와 선원노련은 지난달 25일 선원의 승선기간을 단축하고 유급휴가를 확대하는 등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패널 토의에서 이민석 과장은 “젊은 청년들이 승선 근무를 선호할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타국가 선원들과 경쟁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기에 선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꿔 귀하게 대접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유급휴가 등에서 선진국과 차이를 좁혀가야 한다"며 "3개월 승선 후 2, 3개월까지 휴가를 주기는 어렵더라도 단계적으로 승선기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주현 하나마린 전무는 “해수부에서 지난 7월 발표한 혁신방안은 환영하지만, 해양선진국 제도 도입 부분은 그 나라 국적 선원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데 의문점이 있다”며 “해양선진국에서도 자국 선원들의 비중은 매우 낮고, 신규 해기사들이 양성되고 있지만 5년 내 이탈하는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원들을 잡지 못한 것이 선주들의 잘못일까"라고 반문한 뒤 "사회 트렌드가 바뀌었는데 선주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원문제는) 유럽에서도 쉽지 않은데 한국에서 될 수 있을까 하는 데에 공허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준 선원노련 부위원장은 “외항직 임금의 경우 매월 104~120시간의 오버타님이 포함돼 395만 원인데, 하루 8시간, 주 5일의 기본급료로 따져보면 기본급이 200만 원 수준"이라고 우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선원들에게 '임금과 휴가 중 어느 것을 우선해줄까?' 하고 물으면 73%가 6개월 승선제에서 5개월로 한달 줄이고 임금은 동결하더라도 휴가를 하루만 더 늘려달라고 답한다"면서  "근로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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