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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외항해운 노사 대타협, 선진국형 유급휴가 도입

6일 노사합의서 체결-승선 4개월로 축소·유급휴가 2일 추가

  • 등록 2023.11.06 10:19:59

 

한국 외항해운 노사가 15년만의 대타협을 통해 해운선진국형 선원휴가제도를 도입키로 최종 확정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과 한국해운협회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6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 대회의실에서 ‘한국인 선원 일자리 혁신과 국가 경제 안보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서 및 노사정 공동선언문 서명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명식은 지난 2007년 ‘한국인선원의 고용안정과 적정규모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와 2008년 ‘한국인 선원의 고용 안정과 일류 해운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노사정 공동선언’ 이후 15년 만에 승선기간 단축·휴가 확대, 한국인선원 의무 승선제 등 선원 일자리 보호 및 국가 핵심 산업인 해운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사정이 함께 손을 맞잡는 큰 의미가 있는 자리이다.

 

특히, 이번 노사 합의와 공동선언은 앞서 7월 12일 개최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을 근간으로 하여 미래 지향적 노사 상생 협력을 모토로 5개월여의 노사간 줄다리기 협상 끝에 이뤄낸 값진 결실이다.

 

이번에 체결되는 노사 합의는 2024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주요 노사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유급휴가 권리 발생을 위한 승선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되고 유급휴가 일수가 2일 확대된다.

 

또한 국적선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조성한 ‘선원기금’은 한국인선원 양성, 고용확대 및 선박 내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등에 사용되며 한국인 의무승선제를 도입해 국가필수선박, 지정국제선박 1척당 의무 승선해야 하는 한국인 선원 수를 정하는 한편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일반국제선박에는 외국인 선장, 기관장을 시범적으로 고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사는 일과 삶에 대한 청년층의 가치관이 급변했고 선원들의 니즈도 다양화되고 있는 반면, 현재 선원의 승선제도는 과거 15년 동안 전혀 개선되지 않아 선원직 기피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선박은 증가하는데 선원이 없어 출항이 안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출발하게 됐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채 바다 현장에서 장기간 근무해야 하는 선원들의 승선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그만큼 휴가는 늘려 ‘4개월 근무 후 2개월 휴가(4on 2off)’를 목표로 했다. 다만 교대 승선근무자(예비원)가 적정 수준으로 확보되어야 하는 만큼 휴가 일수는 선사별 특성을 고려해 현재 시행하는 휴가 일수보다 ‘2일’을 추가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또 외국인선원에 잠식되어 왔던 선원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외국인 선원 고용을 제한했던 국가필수선박과 지정국제선박에 한국인선원 의무승선제를 시행키로 했다. 내년 1월부터 필수선박은 한국인 선원을 최소 11명 승선시키야 하고 2025년부터 최소 10명 승선시켜야 한다. 지정선박은 척당 8명의 한인 선원을 승선시켜야 한다.

 

그동안 한국인 선기장을 제외하고 모든 선원을 외국인으로 승선시킬 수 있었던 일반국제선박은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외국인 선기장을 승선시킬 경우 한국인 선원 2명을 승선시키도록 했다. 일반선박의 외국인 선기장 시범사업은 필수선박 및 지정선박을 운용하는 선사들의 일반선박에 한해 제한적으로 진행키로 해다.

 

노사는 또 한국인 선원의 지속적인 양성과 고용 확대를 위해 1000억원 규모로 선원기금을 조성키로 합의했다. 국적선사들의 자발적 참여로 조성하는 선원기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돼 해운분야 한국인 선원의 적극적인 양성과 교육·훈련, 고용 촉진 및 안정화 사업 등에 쓰일 예정이다. 노사는 그동안 해운분야에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한국인 선원 양성 정책의 부재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필요하다면 추가로 기금을 조성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박성용 선원노련 위원장은 “20여 차례에 걸친 집중 교섭의 성과물로, 그간 무거운 책임감으로 교섭에 임해준 노사 위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노사 및 노사정 합의로 인해 한국인 선원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근무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바다를 떠났던 선원들이 다시 선박으로 돌아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우리나라가 안정적인 선원 유지 해운강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선원기금이 한국인선원을 양성하고 고용을 확대하는데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해외 해운국의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정태순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앞으로도 해운산업계는 국가 수출입 물류 99.7%를 담당하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서 평시는 물론 유사시 국가 경제 안보 유지에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성실히 그 책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과 친지와 떨어져 망망대해의 최일선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우리 선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노사 양측의 과감한 결단으로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이 잘 이행될 수 있었기에 양측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정부 역시 15년 만에 이루어진 뜻깊은 합의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