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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신조 발주 '대행진'…주역은 EPS, Cosco, MSC

"한국은 청개구리"…글로벌 해운과 정반대 행보

  • 등록 2024.09.02 15:37:08

 

 

전 세계적으로 신조선 발주 '대행진'이 벌어지고 있다.

 

대규모 발주를 이끄는 선사로는 싱가포르의 EPS(Eastern Pacific Shipping), 중국 Cosco, 스위스 MSC 등이 꼽힌다. CMA-CGM, 하팍로이드, 머스크, Zim, 양밍, 완하이 등도 뒤질세라 신조 발주에 나서고 있다.

 

유독 한국해운만 신조 발주에서 '침묵'을 지속하고 있다. 자칫 글로벌 경쟁에서 탈락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Cosco는 자회사인 Cosco중공업과 CSSC 청시조선소에 최근 벌크선 42척을 신조 발주했다. 계약 금액은 17억 9000만 달러다.

 

Cosco중공업은 6만 4,000dwt급 울트라막스급 5척, 8만 dwt급 캄사르막스급 13척, 8만 2,000dwt급 2척 등 20척을, 청시조선소는 캄사르막스급 8만 dwt급 22척을 각각 건조하게 된다.

 

이같은 대규모 발주는 불과 일주일 전 Cosco가 1만 4,000TEU 메탄올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12척과 8척의 뉴캐슬막스급 벌크선을 발주한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억만장자 이단 오퍼(Idan Ofer)가 이끄는 EPS(Eastern Pacific Shipping)도 Cosco에 못지않게 발주를 쏟아내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EPS는 최근 17억 달러를 투자해 '8+3척'의 컨테이너선을 중국 신시대조선소에서 신조키로 했다. 1만 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과 8,400TEU급 '4+3척'이다.

 

이로써 EPS의 오더북은 120척을 넘어섰다. 여기다 현재 운영 중인 180척을 더하면 선대는 300척에 달하게 된다.

 

EPS의 선대 증가세를 올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PS의 오더북은 올 4월 80척이었다가 6월에 88척으로 늘어났고, 두 달만에 120척 규모로 확대됐다.

 

EPS는 탱커,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가스선 등을 두루 신조 발주했지만 특히 컨테이너선 신조 물량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조선을 포함해 EPS의 컨테이너선 75척 중 2020년 이전 건조된 선박은 9척에 불과할 정도로 최근 몇 년 사이 컨테이너선 신조가 활발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MSC의 발주 행진도 잦아들기는 커녕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MSC는 8월 한달 동안에만 70억 달러를 투자해 42척의 신조선을 발주했다.

 

MSC는 현재 오더북은 132척, 182만 TEU에 달한다. 이는 기존 선대의 약 30%에 해당하며, 이 물량만으로도 HMM를 큰 차이로 제치고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에 랭크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3일 MSC가 중국의 헝리(Hengli)중공업과 전략적 협력 의향서를 체결한 데 대해 이를 MSC가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선대 확장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헝리중공업은 STX그룹이 설립한 옛 STX 다롄조선소를 헝리그룹이 2022년 인수해 재개장한 조선소로, 빈 슬롯이 많아 대량 발주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글로벌 발주 대행진과 정반대로 한국해운은 여전히 신조선 발주를 머뭇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이미 발주된 현대글로비스의 6척(54만 gt)과 팬오션의 6척(17만 5212gt) 외에는 큰 발주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배가 없는데 어떻게 해양강국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의 호황으로 각 선사에 가득한 현금이 투자로 선순환되지 않고 배당금 등의 형태로 선주나 대주주의 배만 불리고 있으며, 대표적인 업체가 고려해운"이라며 "선주들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