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업 부흥을 추진하는 인도해운공사(SCI, Shipping Corporation of India)가 VLCC 2척과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발주를 위해 한국과 중국 조선소에 슬롯을 문의하는 등 협상을 시작했다.
인도정부는 2040년까지 유조선 112척 신조를 위해 8,500억 루피(1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번 발주분은 1차 물량에 해당한다.
SCI가 견적을 요청한 조선소는 국내 '빅3'와 중국 헝리중공업, 뉴타임스조선 등으로 알려졌다.
1차분 물량의 총 신조선가는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통은 "VLCC 신조선가는 약 1억 2,000만 달러,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신조선가는 1억 8,000~1억 9,000만 달러로 추산된다"며 "컨테이너선의 경우 '2+2척' 형식으로 발주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SCI가 조선소 간 개별 협상을 먼저 한 뒤 이어 공식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박 추진연료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VLCC에는 재래식 전통연료가 사용된다.
업계에선 최근 인도와 중국 간 정치적 긴장관계가 형성돼 SCI가 중국 조선소를 선택할 가능성은 크게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선박이 한국 조선소에 발주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국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 인도 조선소에 투자하는 것을 옵션으로 내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앞서 한국 조선업체들에 인도 조선소 투자를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새 조선소 건설 방안을 국영 코친조선소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한화오션은 구자라트 칸들라항 인근의 조선소에 투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클락슨(Clarksons)에 따르면 SCI는 125척의 선박을 보유한 인도 최대의 선사다. 하지만 선대가 대체로 선령 15년 이상의 선박들로 구성돼 선대 현대화가 시급하다.
평균 선령 17년인 VLCC 5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컨테이너선은 4척을 운영하고 있다. 4척의 컨테이너선 중 자사선은 2척으로, 4,400TEU급인 이들 선박은 모두 2009년 건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