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중국 소유 선박 및 중국 건조 선박의 미 항만 입항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 글로벌 해운시장에 일대 충격파를 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컨테이너선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1일 중국 소유 선박이 미 항만에 입항하는 데 최대 100만 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 건조 선박을 운항하는 경우 척당 최대 150만 달러의 수수료를 물릴 계획이다.
USTR은 중국의 신조선도 타깃으로 삼았다. 중국 조선소에서 발주물량의 50% 이상을 받은 선주 또는 향후 24개월 동안 중국 조선소에서 인도되는 선박은 미 항만에 입항시 척당 최대 100만 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USTR은 이같은 수수료 부과가 미국 건조 선박을 통한 미국 상품 운송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리증권(Fearnley Securities)은 "USTR의 이같은 수수료 부과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선대에 상당한 비효율성이 초래될 것"이라며 "수수료가 기항지마다 적용되므로 루프의 일부로 미국에서 여러 기항지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선주라면 수수료를 몇 배로 물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아시아-미 동안 노선 컨테이너선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미 항만에 2~3차례 기항하는 만큼 루프당 200만~300만 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펀리증권은 이어 "중국 국영선사인 Cosco가 미 항만과 많은 사업을 하고 있어 Cosco가 앞으로 미국 기항을 피한다면 글로벌 컨테이너선대를 다시 크게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sco는 프랑스의 CMA CGM , 대만의 에버그린(Evergreen), Cosco의 자회사인 OOCL 과 함께 오션 얼라이언스(Ocean Alliance)를 운영하고 있다. 얼라이언스 회원사는 선박과 슬롯을 공유한다. 오션 얼라이언스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운송연합체로 미국 수입 및 수출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펀리증권은 유조선과 LPG운반선, 그리고 건화물선의 경우 수수료 부과 효과가 낮겠지만 비효율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펀리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LNG선의 경우 대부분의 LNG선이 한국에서 건조되기 때문에 LNG운반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자동차운반선(PCTC)의 경우 선주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건조한 배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유조선이나 거노하물선보다는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소도 파장을 피해갈 수는 없다.
한 선사 관계자는 "USTR의 이번 발표로 인해 계약체결 예정이던 일부 신조선 프로젝트가 좌초될 수 있다"고 말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이로 인해 선사들이 중국에서의 신조선 발주를 재고하거나 신조선 가격 인하를 모색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조선소들의 반응은 이와 다르다.
중국 조선소의 한 임원은 "미국의 방침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선주들이 한국 조선소로 간다면 슬롯을 얻을 수 있겠느냐. 슬롯을 구한다고 해도 신조선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상무부(MOFCOM)는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이 밝힌 기항수수료와 같은 제한조치는 타국은 물론 자국에도 해롭다"면서 "미국 조선산업을 회생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미국으로의 운송비가 커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미국 항만 운영업체와 노동자들의 이익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