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의 긴장이 임계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해운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VLCC는 하루평균 운임이 5만 5000달러에 육박하며, 일주일 전의 2만 달러 중반대에 비해 두 배 이상 치솟았다.
LR2 유조선도 마찬가지로 하루 4만 5000달러선을 웃돌면서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프리스(Jefferies)에 따르면 전 세계 VLCC와 LR2의 60~65%가 중동 지역에서 운항하고 있어, 여러 선종들 중 페르시아만 인근의 지정학적 갈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리스 해운부는 이번 주 초 모든 그리스 국적 선박에 이란 해역 출입을 가능한 한 삼가도록 권고하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가장 즉각적인 반응은 보험시장에서 나타났다.
세계 최대 해상보험 중개업체인 마쉬 맥레넌(Marsh McLennan)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선체 및 기계류에 대한 보험료가 며칠 만에 60% 이상 급등했다.
보험료는 선체가격의 0.125%에서 0.2%로 상승했다. 시가 1억 달러짜리 유조선의 경우, 이번 사태로 인해 보험료가 12만 5000달러에서 20만 달러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참전이 현실화될 경우 보험료는 한차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험업체들은 특히 이란 반다르아바스항 인근에서의 전자파 간섭 현상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영국 해운국(UKMTO)과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해군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운항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GPS 스푸핑 및 전파 교란에 대한 경고를 여러 차례 발령했다.
17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2척이 충돌한 사건에서, 한 척이 불규칙한 위치데이터를 전송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의적인 전파 간섭에 대한 의혹은 더 커졌다.
이날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Frontline)의 30만 dwt급 '프런트 이글(Front Eagle)호'(2020년 건조)와 두바이 오션팩SM(Oceanpack Ship Management)이 관리하는 16만 5000dwt급 '아달린(Adalynn)호'(2002년 건조)와 충돌, 화재가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 에너지인프라부(MoEI)는 이 사고에 대해 충돌 수 시간 전 G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한 척의 오판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