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요 석유업체를 비롯해 개인·단체 200곳 이상과 러시아산 석유를 몰래 수송하는 유조선 183척을 제재하는 등 매머드급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원유시장의 메이저선사인 프론트라인(Frontline)의 주가가 이날 뉴욕증시에서 10% 가까이 급등하는 등 유조선사들의 주가가 초강세를 보였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에너지 자원으로 러시아가 수입을 올리는 것을 제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러시아에 본사가 있는 가즈프롬네프트(Gazprom Neft), 수르구트네프테가스(Surgutneftegas) 2곳과 이들 회사의 자회사 20여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아울러 가즈프롬네프트, 수르구트네프테가스, 이들 기업의 자회사 20여곳이 50% 이상을 지분을 가진 법인도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재무부는 또 러시아산 원유를 다른 나라로 몰래 수출하는 이른바 ‘그림자함대’ 선박 183척 등을 제재했다.
선사별로는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Sovcomflot)가 운영하는 수십 척의 유조선과 LNG운반선이 목록에 올라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또 에너지업체 계열선사인 로스네프트플로트와 가즈프롬네프트가 운영하는 선박 각 13척, 10척도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제재대상에는 원유 탱커와 셔틀 탱커에다 제품운반선, 예인선 등이 포함됐다.
선박관리업체로는 소브콤플로트를 지원한다는 의혹을 받는 UAE의 포막스SM(Fornax Ship Management FZCO)과 스트림SM(Stream Ship Management FZCO)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재무부는 "소브콤플로트가 유조선 관리를 이들 두 업체로 이전해 제재를 우회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 관계자는 “이번 제재로 항구에 이들 유조선이 나타나면 항구 소유주는 제재받을 수 있으며 달러 기반의 자신들의 자산에서 차단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또 러시아의 해상선박보험사인 인고스트라(Ingosstrakh Insurance Co), 알파스트라코바니(Alfastrakhovanie Group) 등과 함께 석유 트레이더, 유전 서비스 제공업체, 에너지 관련 관료 등도 제재대상에 올렸다.
국무부는 이와 별개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및 수출 관련 기업을 비롯한 단체·개인 80여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로 러시아가 매달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