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선급(ABS) 회장 겸 CEO 크리스토퍼 J. 위에르니키(Christopher J. Wiernicki)가 국제해사기구(IMO)에 '넷제로(Net-Zero) 프레임워크'에 대한 재고를 공식 요청했다.
그는 런던에서 열린 ‘2025 ABS 지속가능성 전망 발표회’에서 “현재 해운업계와 IMO는 서로 다른 궤도를 걷고 있다”며 “현실적인 연료공급과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IMO는 오는 10월 넷제로 프레임워크를 공식 채택할 예정이며, 2027년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이 프레임워크는 5,000톤 이상의 대형 원양 선박을 대상으로 의무적인 온실가스 배출 제한과 탄소 가격제를 도입하는 세계 최초의 규제다.
위에르니키 회장은 “야망과 현실을 결합하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며 "LNG와 바이오 연료 같은 저탄소 연료가 규제에서 배제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 대체연료 부족 상황에서 에너지 효율성과 성능 최적화 기술이 가장 즉각적이고 확장 가능한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위에르니키 회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행정부는 IMO의 넷제로 프레임워크에 대해 “사실상 글로벌 탄소세”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트럼프행정부는 해당 프레임워크가 미국 산업이 선도하는 LNG 및 바이오 연료 사용을 배제하고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국제해운회의소(ICS)는 IMO의 넷제로 프레임워크를 공식 지지하며, “청정연료 생산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명확한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는 10월의 IMO 투표 결과는 향후 수십 년간 해운업계의 탈탄소화 방향성과 글로벌 운송 비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