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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플랜트

저가 수주에 '골병' 든 대선조선, "상선 No"

"해양장비 및 MRO로 사업다각화"

  • 등록 2025.04.21 10:03:57

 

 

 

80년 역사를 가진 부산의 대선조선이 결국 상선 건조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조선은 최근 2년 연속 신조선 수주가 없었고, 4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선조선은 2024년 사업보고서 자료를 통해 연간 영업이익 3,225억원을 달성했고, 당기순이익은 5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20년 이후의 첫 흑자다. 대선조선은 2023년에는 영업이익 2,752억원, 순손실 1,670억원을 기록했다.

 

대선조선은 그러나 유동성 위기로 지난 24개월 동안 상선 신조선 수주를 받지 못했다.


반면 선박 건조는 꾸준히 진행해왔다. 대선조선은 지난달 중국 선사 SITC사에 1,023TEU급 컨테이너선 자매선들 중 'Tonghe호'를 인도했다. 이 선박은 대선조선이 SITC로부터 지난 2021년 4월 수주한 총 10척의 컨테이너선 중 마지막 선박이다.

 

대선조선이 그간 진행해온 다른 신조선 프로젝트도 올해 말까지 모두 끝날 예정이어서, 이 회사의 상선 건조 및 조립 사업은 그 이후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대선조선의 적자행진은 저가 수준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ITC로부터 덜컥 저가에 수주한 컨테이너선 10척으로 인해 두고두고 골병이 들었다"며 "대외적으로는 계약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선전하지만 안으로는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조선은 2020년 말 동일철강에 인수된 후 저가에 약 20척 가량의 신조선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후 원자재 및 지원장비 가격 급등, 인력난, 선박건조 지연 등이 겹치며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조선소는 신조선 수주를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RG를  받아야 하지만, 대선조선의 현재 상황으로는 RG를 늘리기 어렵다.

 

또한 영도조선소 매각을 추진하면서 신조선 수주 여건 자체가 되지 않고 있다. 대선조선은 그간 다대포야드에서 선수와 선미를 따로 제작한 뒤, 이를 영도조선소로 운반해 선체 조립을 거쳐 선박을 완성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에 대선조선은 상선 건조 및 조립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해양장비 및 선박 유지·수리·점검(MRO) 분야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도 "대선조선이 가야 할 길은 기존에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양장비 및 선박 MRO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특히 MRO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박 MRO에 대해 한국의 지원을 요청한데다 올해 초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산조선소를 방문한 이후, 영도 조선소들은 '부산형 선박 MRO 공급 생태계 구축'에 들어갔다.

 

 

 

 

☞대선조선의 부침

 

1945년에 설립된 대선조선은 국내 중형 조선소 중 역사가 가장 깊다. 피더 컨테이너선, 핸디사이즈급 유조선, 화학제품운반선, 연안여객선 등의 선종을 주로 건조해왔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구조조정의 늪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8년과 2019년 단기 흑자를 달성하고, 2020년 말 동일철강컨소시엄에 1,600억원에 인수돼 조선사업을 이어갔지만 4년 연속 적자를 냈다. 적자폭은 2020년 516억 2,900만원, 2021년 1,089억 9,100만원, 2022년 66억 2,500만원 규모이며, 2023년에는 유동성 위기로 협력업체 자금 지급을 3개월 연속 지체했다.

 

결국 대선조선은 2023년 9월 수출입은행(KEXIM)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동시에 대선조선은 급여 삭감과 같은 자구책을 취했는데, 직원 급여 삭감폭이 최대 5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