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국내 증시에서 중국 철강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선주 주가가 장중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감산에 따른 후판 가격 상승이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0분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은 전일 대비 7.11% 급락한 30만 70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HD현대중공업((-4.31%), HD현대미포(-4.74%), 삼성중공업(-2.70%), 한화오션(-5.15%), STX엔진(-4.02%) 등도 장중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중국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했지만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영향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하반기에는 보다 강화된 철강 감산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감산으로 시작하는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은 두 가지 경로로 한국 조선사들의 후판(두께 6㎜ 이상의 강판) 구매가격을 높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조선소마다 20~30%씩 섞어 쓰고 있는 중국산 후판 수입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덩달아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업체들과의 반기 단위 협상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이것도 중국산 후판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간접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만약 상반기 협상가격이 5만 원 인상될 경우 2025년 조선사별 매출원가율은 0.3~0.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후판가격 상승보다는 미국의 감세 법안(OBBBA)에 주목할 만하다"며 "OBBBA 내에서 미국 조선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 장관에게 배정한 예산은 총 327억 달러"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88억달러는 서플라이 체인(공급사슬) 확대와 조선 인력 육성 등 산업 강화 목적에, 239억달러는 전투함 등을 구매하고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각각 배정됐다.
강 애널리스트는 이어 "미국 당국은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단계"라며 "미국 상선과 군함 시장 진출 준비를 마친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이 하반기부터 수주를 본격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