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글로벌 항만의 처리 물동량에서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정기선 시황분석업체인 알파라이너(Alphaliner)가 지난해 글로벌 상위 30개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승자'로 LA와 롱비치, 탕헤르메드, 탄중펠레파스, 문드라가 꼽힌다.
그 중 가장 돋보인 곳은 말레이시아의 탄중펠레파스항으로, 탄중펠레파스는 지난해 예상치인 900만 TEU를 훌쩍 넘어 1,020만 TEU를 처리했다. 이는 지난 2019년에 비하면 물동량이 113.3%나 늘어난 것이다. 탄중펠레파스는 '제미니 협력'의 아시아 허브항으로 선정돼 올해 물동량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모로코 탕헤르메드항은 지난해 18.8%의 물동량 증가세를 기록하며 1,020만 TEU를 기록했다. 알파라이너는 탕헤르메드의 선전에 대해 "일부는 '홍해 위기'에 의한 일시적인 것"이라며 "지난해 처리물량의 약 1/4이 홍해 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아대륙의 문드라, 콜롬보, 나바셰바항도 '홍해 위기'의 수혜자였다. 이들 항만은 2023년에 비해 각각 14%, 12%, 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알파라이너는 LA항과 롱비치(LB)항의 성공은 미 소비지출 증가의 토대 위에 관세 부과, 노조 파업 등에 따른 수입업체의 불안 덕을 봤다고 분석했다. 이들 항만은 지난해 19.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홍콩과 샤먼은 2023년에 비해 물동량이 줄어들었고, 로테르담, 함부르크, 카오슝, 홍콩 등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물동량을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
홍콩항의 지난해 물동량은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2019년에 비하면 감소폭은 25.2%나 된다.
유럽에서는 로테르담항과 함부르크항의 물동량이 2023년 대비 각각 2.8%,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들 항만의 처리량은 2019년에 비하면 각각 6.7%, 15.7% 낮은 것이다.
부산항도 지난해 전년 대비 5.4%의 비교적 저조한 증가율을 보이는 데 그쳤다.
중국 항만들은 여전히 해운공급망의 주류로 강세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톱30' 항만 중 1/3을, 처리량 기준으로는 절반을 차지했다.
처리량 1위는 상하이항으로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상하이의 물동량 증가치는 4.8%, 글로벌 2위인 싱가포르항은 5.4%로, 두 항만 간 물동량 차이는 1,000만 TEU를 유지했다.
닝보저우산항은 지난해 11.3% 증가율로 글로벌 3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지난해 글로벌 '톱30' 항만의 전년 대비 처리량 증가율은 평균 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