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시 항만 도착을 통해 선박 연비를 10~15% 향상시킬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UCL 바틀렛(Bartlett)대학 에너지연구소(Energy Institute)와 영국 해운서비스업체 UMAS의 연구에 따르면 적시 도착을 통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경우 약 10%, 유조선은 16%, 화학제품운반선은 25% 연비를 각각 향상시킬 수 있다.
정박지의 가용성에 맞춰 운항 속도를 최적화하는 것은 현재로선 찾기 어려운 관행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연료절감 효과가 상당하면서도 풍력지원추진장치나 공기윤활시스템과 같은 투자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UCL/UMAS 연구에 의하면 선박은 운항 수명의 최대 6%를 정박한 상태로 보내며, 정박시간 내내 보조엔진을 가동하고 배출가스를 발생시킨다. 대기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물론 이같은 비효율적 행태가 나타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다수의 용선계약에서 '빠른 속도로 운항하고 대기하는' 것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일부 항만 터미널은 선착순으로 운영된다. 이 경우 속도를 높여 일찌감치 도착한 후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재정적으로 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간에 운항속도를 줄이고 정시에 도착해 정박지로 직행하는 '적시 도착 선박'이 나올 경우 이 선박의 연비효율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연료절감 효과는 컨테이너선에서 가장 커 연간 약 6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탱커와 화학제품운반선을 합쳐도 똑같이 600만 톤이 절감될 전만이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십억 달러 어치의 벙커C유를 절감하는 것과 같다.
'적시 도착'을 정착시키려면 용선업체를 포함, 여러 관계인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UCL/UMAS 연구팀은 국제해사기구(IMO)가 CII 규정에 항구 내 배출을 포함시켜 '적시 도착'을 조장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CII가 운항 중에만 한정된다면 대기시간은 선박의 탄소배출에서 결코 해결되지 않는 부분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UMAS 컨설턴트인 하이든 프란시스(Haydn Francis)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항만에서의 대기시간과 같은 부가가치가 없는 탄소배출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이러한 의미없는 시간을 타겟팅함으로써 IMO는 탄소배출을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