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 (월)

  • 구름조금동두천 26.2℃
  • 구름많음강릉 23.0℃
  • 맑음서울 30.6℃
  • 흐림대전 28.9℃
  • 구름많음대구 26.8℃
  • 구름많음울산 24.8℃
  • 흐림광주 29.7℃
  • 구름많음부산 29.3℃
  • 흐림고창 30.1℃
  • 구름많음제주 30.7℃
  • 구름많음강화 26.8℃
  • 흐림보은 27.2℃
  • 흐림금산 29.5℃
  • 구름많음강진군 28.4℃
  • 흐림경주시 24.9℃
  • 구름많음거제 28.4℃
기상청 제공

해운/항만/물류

"톤세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현대글로비스, 수천억대 이득"…톤세 제도 도입 취지에 '역행'

  • 등록 2024.04.19 23:02:03

 

톤세 제도에 대해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톤세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라며 "이것이 한국형 톤세 제도"라고 말했다.

 

톤세제도(Tonnage Tax System)는 한국 해운업계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유럽의 톤세제를 본따 2005년 도입한 세금 감면제도다. 선사가 실제로 창출한 영업상 이익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운항한 선박의 톤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추정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법인세보다는 실효세율이 통상적으로 낮아 세금 감면 효과가 크다.

 

그런데 엉뚱하게 최대 수혜자가 정의선 회장이란 지적이 나온 것은 유럽과 달리 한국에는 재벌 자회사의 '2자물류'가 성업 중이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특히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현대차 그룹의 정몽구 및 정의선 간 재산 대물림과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탄생한 업체"라며 "경제민주화나 상생의 기준에서 보면 아주 문제가 많은 기업인데, 이 업체가 톤세 제도 연장으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20년 가까이 시행돼온 톤세 제도로 현대글로비스가 세금을 안내고 유용해온 금액이 수천억 원대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글로비스가 톤세 제도로 얻은 세 혜택이 수천억 원대인지, 조 원 단위인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금액을 산출하기가 좀 복잡한데, 이는 일반적인 선사와 달리 자동차 육상운송, 중고차 매매 등을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20%로, 출범 당시의 59.85%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현대글로비스의 최대 주주다.

 

여기다 현대글로비스가 톤세 제도의 최대 수혜주로 거론되는 것은 경기부침이 심한 해운업 특성상 적자일 경우 톤세 제도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라는 확고한 화주를 확보해 적자와 거리가 먼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운학계에서는 이전부터 자기 화물을 수송하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3자물류업체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재벌기업에 왜 세금 헤택을 줘야 하는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다. '자기 화물을 수송하는데 왜 세금을 깎아 주느냐'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2자물류 업체들의 세 혜택은 오히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 2014년 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대량화물(원유, 철광석, 액화가스, 석탄) 화주가 구조조정 추진 중인 선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내용의 '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근거해 포스코, 한국전력, 현대제철, 가스공사 등은 물론 현대정유 S-오일 등도 M&A를 통해 해운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해양수산부 출신의 한 관계자는 "톤세는 한국해운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맞고 연장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하지만 재벌의 2자물류업체들에게까지 혜택을 주는 것은 경제논리는 물론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다. 이제 제도시행 20년이 다 되어가는 만큼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통신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