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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플랜트

올들어 벌써 5명 사망…산재 끊이지 않는 조선소

외국인 등 비전문인력 대거 유입…제조업보다 산재사망비율 크게 높아

  • 등록 2024.02.15 17:46:24

 

올들어 국내 조선소에서 벌써 5명이 사고로 숨졌다.

 

조선소내 사망사고가 사회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 제작과정에서 일부 철제 구조물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대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50대 근로자 1명이 다쳤다. 두 근로자는 HD현대중공업이 계약한 사외 전문업체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HD현대중공업에서 2022년 4월 폭발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진 뒤 약 2년 만에 발생한 중대재해다.

 

앞서 지난달 12일엔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20대 협력업체 직원이 숨졌다. 같은 달 24일에는 수중작업 중이던 30대 협력업체 직원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지난달 18일 60대 용접공이 새벽 작업을 위해 선박 내부 계단을 이용하던 중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HSG성동조선에서도 1명이 숨졌다.


숨진 근로자는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다.

 

고용노동부는 원청인 조선사들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022년 1월 법 시행 이후 조선 3사에선 10건의 사망사고가 있었지만, 아직 중처법으로 기소된 사례는 없다. 중처법은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선박건조·수리업의 사망만인율(근로자 1만 명당 산재사망자 수)은 3.68%로, 제조업 평균(1.27%)의 3배에 달한다. 이는 건설업(2.16%)보다도 크게 높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종에서 용접이나 높은 곳에서 하는 고소작업 등 위험한 작업이 많은데다 작업물이 무겁고, 생산작업에 투입되는 근로자 수가 많아 타 직종에 비해 사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조선사들은 연간 1조 원 가량의 안전·보건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연이은 사고에 ‘안전경영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경영 방침이 무색해졌다.


조선 3사는 매년 1조 원에 육박하는 안전·보건 예산을 써왔다. 지난해 기준 삼성중공업 안전·보건 예산이 33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오션 3200억 원, HD현대중공업 3085억 원 순이었다. 3사 예산을 합치면 9585억 원에 달한다. 한화오션은 올해 안전 예산으로 3500억 원을 잡아놨고 다른 2곳도 지난해 대비 증액해 연간 1조 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들 조선사는 추락방지 시설 등 안전설비를 확충하고 노후 장비 교체, 위험 기계·기구류 방호장치 설치, 안전·보건 교육, 협력사 안전교육 등에 돈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잦은 사고는 예산 부족보다는 과도한 작업 물량과 외국인 등 비전문인력 유입 등이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2010년대 불황 때 숙련 용접공이 조선소를 떠난 뒤 비숙련 근로자가 대거 들어오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의 대책을 세우기도 어렵다"며 "운을 하늘에 맡기고 일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해양통신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