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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플랜트

HD현대중공업의 고민…"해외 조선소 확보 검토"

박승용 현대重 COO, "전통 선박 신조가격 중국과 격차 더 벌어져"

 

HD현대중공업의 박승용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트레이드윈즈와 인터뷰를 갖고 "기존 가격방침을 포기할 지 고심 중"이라는 속내를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KSOE)의 자회사다.

박 COO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비용 절감과 인력 공급을 위해 해외 조선소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말을 석 달여 앞둔 현재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인 157억 4000만 달러를 이미 달성했다.

올해 글로벌 수주량의 1/3은 LNG선 신조에서 나왔으며, HD한국조선해양은 계약체결된 LNG선 42척 중 22척을 수주했다.

클락슨(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에 따르면 나머지 20척의 LNG선은 한국과 중국의 다른 6개 조선소가 가져갔다.

박 COO는 현대중공업이 선박 수주와 인도라는 측면에서 '편하다'면서 LNG운반선과 LPG선 계약에서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조선해양은 비용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LNG선 건조가격 인상을 모색할 수 있는 위치에 다다랐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일부 LNG선의 경우 인도가 2027년, 2028년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전통 선박의 경우 결과는 실망스럽다. 현대중공업은 이들 선박 부문에서 그룹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고, 수주량도 2022년보다 적다.

박 COO는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전통 선박의 척수가 이미 확보해 놓은 도크 용량을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컨테이너선 신조가 붐을 이루면서 전통 선박 수주가 잘 됐지만 올해에는 양밍(Yang Ming)으로부터의 주문에도 불구, 컨테이너선 수요가 둔화됐다"면서 "또 선주들이 신조선에 공급할 대체연료 솔루션을 찾지 못하면서 유조선 신조선에 대한 수요도 작년 이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OPEC의 감산, 치솟은 신조선가로 선사들은 유조선 신조 발주를 중단했다.

박 COO는 "작년에는 누구도 새 유조선을 주문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주문량이 적어 올해 초부터 유조선의 다양한 선형을 홍보했지만 정작 주문은 중국 조선소로 갔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조선소들의 경쟁력 있는 신조선가격과 조기 인도 등이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COO는 현대중공업이 중국 조선소들의 건조가격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조선소가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저비용의 자원과 엔진제조업체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한국 조선소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선사는 수에즈막스급 신조선 건조를 위해 중국 조선소에 7,600만~7,800만 달러를 내는 반면 한국 조선소에는 9,000만 달러를 지불한다.

여기다 지난 12개월 동안 한국과 중국의 물가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박 COO는 "과거에는 가격 격차가 9~10% 정도였지만 지금은 13~15% 이상 차이가 난다”며 “가격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가격을 계속 인상했지만 중국 조선소는 그대로 유지했다”고 전했다.

 

가격경쟁에는 일본의 JMU(Japan Marine United)도 가세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어드밴티지 탱커스(Advantage Tankers), 그리고 그리스 업체인 키클라데스 마리타임(Kyklades Maritime)과 알베르타SM(Alberta Ship Management)는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을 JMU의 요코하마 야드에서 건조하는 것으로 전환했으며, 키클라데스는 척당 약 8,200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COO는 “일본의 건조가격에 놀랐다”며 “그들이 어떻게 이렇게 가격을 낮췄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 하락과 저렴한 금융비용이 일본 조선소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 COO는 중국 조선소들이 조기 인도 슬롯을 팔고나면 선주들이 곧 유조선 신조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가격경쟁에서 중국에 밀리는 데 대해서는 쿨하게 인정했다.

그는 PCTC와 유조선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는 최대 유인은 신조선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조선소로 선주들이 대거 가고 있지만 한국 조선소의 경우 현재 주문량이 꽉 차 있어 아직 즉각적인 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

 


박 COO는 "한국의 조선소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을 낮추고 인력공급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새 조선소 확보를 위해 한국을 떠나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베트남에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건조에 중점을 둔 조선소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오일 메이저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와 람프렐(Lamprell), 그리고 VLCC 선사인 바흐리(Bahri)와의 합작투자사인 인터내셔널 마리타임 인더스트리(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의 협력사이기도 하다.

박 COO는 “우리 베트남조선소는 잘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복잡한 선박을 건조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HD한국조선해양이 필리핀의 아길라 수빅(Agila Subic)조선소(옛 한진조선소) 활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베트남, 중국, 인도에서 새 조선소를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박 COO는 현대중공업이 해외에 조선소를 갖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조선소를 개발하려면 해당국가의 정치적 안정이 중요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