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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해운업계의 핫이슈 中 '씨레전드쉬핑'…정체는?

"자체 무장", "고위험 해역에서 고수익 추구"

  • 등록 2024.02.04 10:19:29

 

신생 선사에 불과한 씨레전드쉬핑(Sea Legend Shipping)이 글로벌 해운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규모가 커지면서 등장한 이 정체를 알기 어려운 선사는 '홍해 위기'로 전면에 부각됐다.

 

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이 선사는 지난달 초 중국 해군의 호위를 받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홍해 항로에 진입해 큰 수익을 거뒀다. 주요 항로는 중국~튀르키예이며, 컨테이너선단은 7척이다.

 

 

씨레전드쉬핑은 중국 해군의 지원과 민간 무장경비원 승선, 면도날이 부착된 철조망 설치, 체인으로 이중잠금된 출입문 등을 공개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씨레전드가 홍해 위기로 주목받았지만 실체는 중국과 러시아 간 광범위한 무역 네트워크에 포함된 컨테이너선사"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씨레전드는 알리바바(Alibaba)의 물류자회사 차이냐오(Cainiao)가 대주주인 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Worldwide Logistics Group)를 통해 무역업체 세이프트랜스라인(Safetrans Line) 및 태평양항로선사 트랜스파쉬핑프라이빗(Transfar Shipping Private)과 연결돼 있다.

 

씨레전드는 지난해 2월 트랜스파쉬핑의 계열사로 설립됐고, 세이프트랜스라인과 연결됐다. 세이프트랜스는 중국~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항로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홍콩에 설립된 신생 선사다. 이들 3개 선사는 모두 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를 주요 주주로 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씨레전드 관계사들이 불법적인 사업을 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주체가 애매한 미로같이 복잡한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는 차후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모회사를 보호할 수 있게 하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3자물류업체다. 지난 20년 간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등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벌이며 중국의 민간 물류업체들 중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2019년에는 거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로부터 13.5%의 지분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소식통들은 홍해에 무장을 한 채 선박을 투입한 장본인으로 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의 린 지에(Lin Jie) 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트랜스파쉬핑을 통해 태평양 항로에 취항해 재미를 봤으며, 메이저 선사들이 철수한 홍해 항로와 러시아 무역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큰 수익을 올리는 배후에 그가 있다는 것이다.

 

세이프트랜스의 경우 모스크바가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급성장한 선사로, 싱가포르의 해운시황 분석기관인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와 거래하는 전 세계 선사들 중 6위의 규모를 자랑한다. 발틱해와 흑해 항로만 보면 4위의 선사로, 이 항로에서의 연간 처리물동량은 2만 5000TEU 이상으로 추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업에서 떳떳하지 못하거나 위험한 일을 하는 선박을 지칭하는 '그림자함대', '어둠의 선대' 등과 같은 용어가 있지만 씨레전드쉬핑은 이와는 또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씨래전드쉬핑이 선례가 돼 무력충돌이 일어나 고위험 항로가 된 해역에 취항하는 선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통신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