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5 (일)

  • 구름많음동두천 25.7℃
  • 흐림강릉 22.5℃
  • 구름많음서울 27.3℃
  • 구름조금대전 28.9℃
  • 구름많음대구 26.7℃
  • 구름많음울산 26.5℃
  • 맑음광주 28.6℃
  • 구름많음부산 28.6℃
  • 맑음고창 28.4℃
  • 제주 29.1℃
  • 구름많음강화 25.4℃
  • 맑음보은 27.2℃
  • 맑음금산 27.7℃
  • 구름조금강진군 30.5℃
  • 흐림경주시 25.6℃
  • 구름많음거제 27.6℃
기상청 제공

해운/항만/물류

선원노련, HMM 매각중단 촉구…"투기자본 잔치로 변질"

"산은, 보유자산 부실로 BIS 비율관리 문제 해결하려 졸속매각 추진"

  • 등록 2023.11.28 16:36:29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이 28일 성명서를 내고 HMM의 졸속 매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선원노련은 성명서에서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공적자금과 투자금 회수를 위해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인수에 참여한 기업들은 자기자본 조달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막대한 외부자금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오직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될 것이고 노동자의 고통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치받았다.


선원노련은 특히 "이미 선원들이 고용불안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정부와 산업은행의 무책임한 기업 매각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원노련은 경영권 매각 절차의 즉각 중단을 비롯해 조합원 및 직원에 대한 완전한 고용보장, 단협 및 근로조건의 승계, 매각 전 과정에 노동조합의 참여 보장을 주문했다.
 

앞서 HMM 해상 및 육상 노조도 궐기대회를 열고 ‘졸속 매각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23일 진행된 본입찰에 하림과 동원 등 두 곳이 참여했으며, 채권단 측은 정량 및 정성평가를 거쳐 다음 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왜 졸속매각인가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조 단위 돈을 조달해 입찰 참여를 강행한 게 말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번에 매각하는 HMM 주식은  3억 9879만 주로, 지분 약 39%에 해당한다. HMM 주식 가격을 환산하면 최소 6조 원 이상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7조 원을 웃돌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림과 동원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은 크게 부족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1조 6000억 원, 동원은 5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를 통해 자기자본 3조 원과 인수금융 3조 5000억 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 역시 자회사인 미국 참치통조림 업체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000억~6000억 원의 자금을 추가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을 유동화해 추가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듯 입찰 참여업체들의 자금력이 부족한데도 산업은행이 HMM 매각 성사시키려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HMM 양대 노조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HMM지부와 HMM해원연합노조는 산은이 올들어 보유자산 부실로 BIS 비율관리 문제가 발생해, 예정에 없는 HMM의 매각을 전격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매각을 강행하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HMM의 또다른 대주주인 해양진흥공사의 입장은 산은과 다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올들어 크게 줄었다. 해당 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3.2%로 2022년 말(365.1%)에 비해 폭락했다.

 

여수신 사업 포트폴리오는 탄탄해졌지만 현금 관리는 취약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여신은 늘고, 고정이하 여신과 무수익 여신은 줄었다. 가계에 부실을 털어내면서도 기업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