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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산으로 간 한국형 선주사업"…초장부터 '물의'

2자 재벌물류업체 현대글로비스 지원에 비판 목소리 고조

  • 등록 2024.02.05 17:42:07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국적선사에 안정적으로 선박을 공급하기 위해 2021년부터 추진해온 한국형 선주사업이 눈에 띄는 결과물을 도출했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한국형 선주사업이냐"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양사는 6일 평택 국제터미널에서 자동차운반선(PCTC) 4척의 확보와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수출 물류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사의 한국형 선주사업을 통해 신조 PCTC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업무협약식에는 해양수산부 강도형 장관, 해양진흥공사 김양수 사장,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해양진흥공사는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에 1만 800CEU급 PCTC 4척을 신조해 대선을 줄 계획이다. 용선료와 대선기간 등 자세한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BBC로 20년간 대선하는 조건이라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해진공 등은 "이번 협약으로 건조되는 1만 800CEU급 PCTC 4척은 공사가 선주로서 저탄소 선박 신조 건조를 지원한 첫 사례이며, PCTC 4척은 현대글로비스와의 장기용선계약을 통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출 선복 확보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세계적인 PCTC 공급 부족으로 국내 자동차업계는 선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자동차를 컨테이너 박스에 선적해 수출하는 등 궁여지책이 이어지자 해결책을 모색한 끝에 이번에 성과를 맺게 됐다는 것이 해수부와 해진공 등의 자평이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정반대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금융이 선주사로 역할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선가가 내려가면 결국 세금으로 이를 충당해야 하는데 이를 무릅쓰면서 재벌 기업을 지원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국형 선주사 출범 이유는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였다"고 지적하면서 "하지만 현대글로비스는 자금이 풍부한 거대 2자 물류업체로 중소 선사들의 설 자리를 앗아간 기업인데 어떻게 이런 업체를 지원대상으로 골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글로비스는 해진공의 한국형 선주사업으로만 1만 800CEU급 PCTC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글로비스는 HMM, 캐나다 선주사인 씨스팬과도 동급의 PCTC 4척씩 용선계약을 체결해 신조 1만 800CEU급 PCTC 총 12척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2022년 11월 시황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한국형 선주사 등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해수부는 2026년까지 최대 12.4억 달러(해진공 50%, 외부조달 50%)를 투자하고, 전문회사를 설립해 최대 50척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불황기에 과다·유휴 선박의 헐값 매각을 방지하고, 국적선사 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당시에도 업계로부터 "국가가 선주사 역할을 하는 곳은 공산당 일당체제인 중국 밖에 없다", "공공기관이 세금으로 배를 확보해 민간기업에 빌려주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해양통신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