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조선업 부흥을 추진 중인 인도 정부가 오는 2040년까지 유조선 112척을 발주키로 했다.
국내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K-조선의 수혜가 예상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유조선 112척 발주를 위해 8,500억 루피(100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인도는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이며, 인도의 원유 정제 용량은 2030년까지 현재의 2억 5000만 톤에서 4억 50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국의 유조선 선대는 부실하다. 인도는 자국에서 건조된 유조선 비중을 현재 5%에서 2047년까지 7%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종 목표는 2047년까지 69%로 올리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일단 사업의 1단계에서는 79척의 유조선을 발주할 계획이며, 이 중 30척은 MR 제품운반선이다.
인도 정부는 자국 조선업체를 우선 고려하며,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허용할 방침이다. 이는 현재 인도의 조선능력이 워낙 빈약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지금까지 건조된 최대 규모의 선박이 9만 3,000dwt급 파나막스 유조선에 그쳤다.
인도 정부는 특히 한국 및 일본 조선소와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K-조선은 이미 인도 측과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인도의 국영 코친조선소와 타밀나두주의 항만도시 투티코린에 VLCC 건조가 가능한 합작 조선소 설립을 협의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도 일본 선주 NYK와 인도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해사기술(KOMAC)은 구자라트주 칸들라항 조선클러스터 건설사업에 입찰한 인도 기업과 설계 자문 및 선박 설계 MOU를 체결했다.
K-조선이 아직 인도 조선소 투자를 확정짓지 못한 것은 20년 전 중국에 진출했다가 별 이득도 못챙기고 기술만 뺏긴 아픈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회의 땅인 인도에 진출하지 않을 수도 없다"며 "중국 진출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제대로 준비해 추진할 경우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새 국영 선사를 출범시켜 향후 10년 간 상선을 1,000척 이상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