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발 컨테이너 운임시장에서 태평양과 아시아~유럽 항로 간 온도차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행 운임은 중국 국경절을 앞둔 선적 수요와 선사들의 공급 조정이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유럽행 운임은 수요 부진과 수에즈 운항 재개 영향으로 10주 연속 하락했다.
영국 해운시장조사기관 드류리(Drewry)가 17일 발표한 세계컨테이너운임지수(WCI)에 따르면 글로벌 종합운임은 FEU당 4,500달러로 전주 대비 1% 상승했다.
주요 항로별 움직임은 크게 엇갈렸다.
태평양항로에서는 미 서안행 운임이 7주째 상승했다. 상하이~로스앤젤레스(LA) 운임은 FEU당 7,712달러로 전주보다 5% 올랐다. 상하이~뉴욕 운임은 상승폭이 더 컸다. FEU당 1만 394달러로 전주 대비 7% 상승하며 3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화주들이 선적을 서두르는 가운데 선사들이 공급을 조절하면서 운임 상승 압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선사들의 결항(Blank Sailing)도 늘고 있다. 드류리에 따르면 9월 21일 주간 태평양항로에서는 9편의 결항이 예정돼 전주 8편보다 1편 증가했다.
국경절 기간 중국 내 공장과 물류시설의 가동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사들이 사전에 선복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연휴 직전 미국의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막판 선적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도 태평양 운임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반면 유럽행 운임은 약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상하이~제노바 운임은 FEU당 4,016달러로 전주보다 5% 하락했다. 상하이~로테르담 운임은 3,626달러로 9% 떨어졌다.
두 노선 모두 10주 연속 하락이다.
특히 로테르담행 운임은 이번 주 하락폭이 제노바보다 컸다.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수요가 충분한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수에즈 운하를 통한 컨테이너선 운항이 점차 재개되면서 희망봉 우회에 따른 추가 선복 흡수 효과도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9월 21일 주간 예정된 결항은 4편으로 전주 1편보다 증가하지만, 태평양항로와 달리 공급 조정만으로 운임 하락을 막기에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이다.
드류리는 다음주 아시아~유럽 운임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 상하이항 대기시간 78시간
항만 혼잡은 아시아~유럽 항로의 운임 하락을 일부 제한하는 변수다.
상하이항의 선박 대기시간은 8월 31일 주간 65시간에서 9월 7일 주간 78시간으로 늘었다. 선박 접안 지연과 컨테이너 처리 차질이 지속될 경우 실제 가용 선복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항만 혼잡보다 수요 약세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수에즈 복귀’가 유럽 운임 약세 변수로
최근 아시아~유럽 운임 시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수 가운데 하나는 선사들의 수에즈 운하 복귀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참여하는 '제미니(Gemini Cooperation)'는 기존 일부 아시아~유럽 서비스를 희망봉에서 수에즈 운하 경유로 전환하고 있다. MSC와 COSCO 등도 일부 서비스의 수에즈 복귀를 진행하면서 유럽 항로의 운항 거리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면 희망봉 우회에 비해 항해거리와 운항시간을 줄일 수 있어 동일한 화물을 운송하는 데 필요한 선박 투입량도 감소한다. 그만큼 그동안 희망봉 우회로 묶여 있던 선복이 시장에 다시 풀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