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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청장 취임 일리야 에스피노 데 마로타

사상 첫 여성 파나마운하청장

  • 등록 2026.09.08 08:52:02

 

40년 이상 파나마 운하에서 근무해온 일리야 에스피노 데 마로타(Ilya Espino de Marotta)가 9월 7일 파나마운하청(ACP)장에 공식 취임했다.

 

에스피노 데 마로타 신임 청장은 파나마 운하 역사상 첫 여성청장으로, 전임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모랄레스(Ricaurte Vásquez Morales)의 뒤를 이어 2033년까지 7년간 운하 운영을 이끌게 된다.

 

취임식에서 그녀는 "41년 전, 나는 배우기 위해 여기 왔다. 오늘은 제가 이끌 차례지만, 제 신념은 변함이 없다"며 "정직과 규율, 그리고 이 기관에 대한 깊은 존경심으로 파나마를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피노 데 마로타 청장 임기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무엇보다 물 안보(Water Security)가 우선 꼽힌다.

 

파나마 운하는 2023~2024년 발생한 극심한 가뭄으로 가툰호수(Gatun Lake)의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통항 선박 수와 선박의 최대 흘수를 동시에 제한해야 했다.

 

이는 운하를 이용하는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LNG선, LPG선 등의 적재량과 운항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글로벌 해운시장의 공급망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수위가 회복되면서 운하 운영은 정상화됐지만, 기후변화와 엘니뇨에 따른 강수량 변동성이 다시 커지면서 수자원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운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단순한 선박 통항능력이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담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장기적인 수자원 대책의 핵심은 약 16억달러 규모의 리오 인디오(Rio Indio) 저수지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운하 운영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는 동시에 파나마 국민에게 식수를 공급할 수 있는 수자원 저장능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완공까지 약 6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수지가 구축되면 가뭄 발생 시 운하의 선박 통항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추가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피노 데 마로타 청장의 또다른 과제로는 운하의 사업영역 확대가 거론된다.

 

파나마운하청은 2025~2035년 전략계획을 통해 운하를 단순한 선박 통과 수로에서 글로벌 물류와 에너지 산업을 연결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신규 컨테이너 터미널이다.

 

태평양 측 코로잘(Corozal)과 대서양 측 텔퍼스(Telfers)에 신규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해 연간 약 500만~600만 TEU 규모의 환적능력을 추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파나마는 단순히 운하 통항료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운하를 통과하는 화물을 대상으로 항만·환적·보관·내륙운송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물류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약 76km 길이의 에너지 회랑(Energy Corridor) 구축이 주목된다.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프로판, 부탄, 에탄 등 에너지 화물을 선박이 운하 수문을 통과하지 않고 지협을 횡단해 운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계획대로라면 하루 최대 250만배럴의 처리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파나마 운하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화다.

 

LPG·에너지 화물의 일부를 파이프라인으로 전환하면 운하의 선박 통항 슬롯을 절약하면서도 에너지 물류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선박 통항에 필요한 담수 소비량도 줄일 수 있다.

 

파나마 운하청은 지난 7월 이 사업의 사전심사 과정에서 기업들의 관련 서류 제출을 마쳤으며 현재 다음 단계에 진출할 사업자들을 평가하고 있다.

 

에스피노 데 마로타 청장은 운하 운영과 인프라 개발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그녀는 1985년 해양 엔지니어로 파나마 운하에 입사했으며 이후 엔지니어링, 준설, 해양운영, 프로젝트 개발, 자원관리 등을 담당했다.

 

특히 2016년 완공된 네오파나막스 수문 확장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운영 부문 부사장을 거쳐 2019년 부행정관에 임명됐으며, 2020년부터 공식적으로 부행정관직을 수행했다. 2024년에는 파나마 운하의 첫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