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러시아 LNG 소송 수렁에 빠졌다.
한화오션은 최근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자 '악틱 LNG-2 프로젝트'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10억 달러(약 1조 3703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중재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10억 달러는 지난해 말 한화오션 연결 자기자본의 22.2%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계약상 선주인 엘릭슨·아조리아·글로리나는 2023년 같은 LNG선 3척을 놓고 SIAC에 각각 중재를 제기했다. 한화오션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중재판정부가 구성됐고 양측은 서면과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이번에는 해당 선박들의 용선주인 악틱 LNG-2가 별도의 계약을 들고 나왔다.
기존 선주들이 선박건조계약의 이행과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과 달리 악틱 LNG-2는 한화오션이 계약을 해지하면서 ‘스텝인 협약(Step-In Agreements)'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스텝인 협약은 계약 당사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제3자가 계약에 개입해 일정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약정이다.
악틱 LNG-2가 중재통지서에 적은 청구액은 10억 달러지만 구체적인 손해 항목과 산출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신청인 측이 향후 요구할 금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10월 러시아 국영 해운사 소브콤플로트 계열 선주 3곳과 악틱 LNG-2에 투입할 Arc7급 쇄빙 LNG운반선 3척 건조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22년 선주의 계약 위반과 대러시아 수출통제로 건조가 막히자 계약을 해지했다.
세 선주는 이듬해 계약 이행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중재에 나섰다. 당시 제시된 청구 범위는 1억 7439만 달러에서 최대 8억 7196만 달러였다. 기존 선주들이 제시한 최대 청구액보다 이번 악틱 LNG-2의 10억 달러 청구액이 더 크다.
악틱 LNG-2는 연간 1980만 톤 생산을 목표로 한 러시아의 초대형 북극 LNG 사업이다. 북극해에서 LNG를 연중 실어 나르려면 두꺼운 해빙을 통과할 수 있는 Arc7급 쇄빙 LNG운반선이 필요하다. 한화오션과 계약이 끊긴 3척도 이 사업의 LNG를 운송할 예정이었다.
한화오션은 중재판정부가 구성되면 답변서를 제출해 악틱 LNG-2의 청구에 대응하고 합의를 위한 협의도 이어갈 방침이지만, 해운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쉽게 소송에서 헤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