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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사우디 원유 수출 ‘급락’…"호르무즈·홍해 둘 다 막혔다"

바흐리 VLCC 피격에 선원 2명 사망

  • 등록 2026.09.03 04:06:36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이 급락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홍해 항로로 수출망을 전환했지만, 예멘 후티 세력의 사우디 관련 선박 공격이 이어지면서 이마저도 안전한 대체항로로 기능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블룸버그·보텍사(Vortexa)·케이플러(Kpler)의 유조선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우디의 8월 원유 수출량은 하루평균 약 3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추적이 시작된 2017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사우디가 호르무즈를 우회하기 위해 확보했던 홍해 수출 루트까지 공격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사우디는 중동 분쟁이 본격화된 2월 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사실상 막히자 신속하게 수출 물량을 홍해 연안으로 돌렸다. 대표적인 수출 거점이 얀부(Yanbu)​다.

 

블룸버그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얀부를 통한 사우디 원유 수출은 올해 1월 하루평균 약 77만 배럴에서 6월에는 약 430만 배럴까지 급증했다. 호르무즈를 통과하지 않고 홍해에서 바로 서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우디의 핵심 우회 수출로 역할을 했다.

 

그러나 7월에는 수출량이 약 370만 배럴로 감소했고, 8월에는 다시 약 225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후티 세력이 사우디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유조선들이 홍해 항로 이용을 꺼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 말 후티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이후 바브엘만데브를 통과하는 선박 운항도 감소했다. 당시 케이플러 데이터에서도 홍해와 바브엘만데브를 통한 선박 흐름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는 사우디 얀부항으로 향하던 홍콩 국적 초대형 유조선이 바브엘만데브에 접근하기 직전 회항​한 사례도 발생했다. 당시 선박은 후티가 사우디와 연계된 선박을 대상으로 봉쇄를 선언한 이후 항로를 변경했다.

 

사우디의 당초 전략은 명확했다.

 

페르시아만→호르무즈→인도양으로 나가는 기존 수출망에 문제가 발생하면,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로 이동시켜 바브엘만데브→아덴만→인도양으로 우회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우디 원유 수출망은 현재 ‘동쪽의 호르무즈’와 ‘서쪽의 홍해’라는 두 개의 해상 출구가 동시에 위험해지는 구조​에 놓이게 됐다.


위험은 단순한 항로 불안에 그치지 않는다.

 

9월 1일 사우디 원유를 실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중 미확인 발사체에 잇따라 피격됐다. 두 선박은 모두 사우디 주아이마(Juaymah)터미널에서 각각 200만 배럴의 사우디 원유를 적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한 척은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흐리(Bahri)​가 소유한 ‘Sidr’호였다.

 

이 사건으로 Sidr호에 승선했던 필리핀 선원 2명이 사망했다. UKMTO는 9월 2일 이들을 기존에 보고된 부상자가 아니라 사망자로 최종 확인했다. 이에 따라 올해 중동 해상 운송 관련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 선원은 18명으로 늘었다.

 

이는 사우디 선주와 화주들에게 단순한 보험료 상승 이상의 문제다. 선박과 선원 자체의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호르무즈와 홍해 어느 쪽에서도 안정적인 유조선 운항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