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니아(Hafnia)가 올해 초 발주한 MR 석유제품운반선 8척의 신조선이 낮은 선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조기 인도 슬롯을 확보하기 위한 ‘헤지(hedge)’ 성격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미카엘 스코브(Mikael Skov) 하프니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신조선 시장을 평가하면서 "현재의 높은 선가가 특별히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선박 인도 슬롯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 발주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프니아는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과 MR 제품운반선 8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약 4억 500만 달러이며 선박은 2028년 3분기부터 2029년 2분기 사이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 발주의 핵심은 가격보다 조선소 슬롯이다.
현재 글로벌 MR 신조선 시장에서는 주요 조선소의 건조 슬롯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MR 시장에서는 중국 조선소의 공격적인 수주와 한국 조선소의 높은 슬롯 가동률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선주들이 원하는 인도 시점을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선주 입장에서는 선가가 다소 높은 상황에서도 원하는 시기에 선박을 인도받을 수 있는 슬롯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시장이 좋아졌을 때 선대를 확대하거나 노후선을 교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스코브 CEO가 이번 투자를 ‘매력적인 가격을 보고 들어간 주문’이 아니라 인도 일정 확보를 위한 헤지로 설명한 배경이다.
하프니아 입장에서는 높은 선가를 감수하더라도 2028~2029년 인도 슬롯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선대 운영 측면에서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한편 하프니아는 현재 제품운반선 시장의 선복 증가를 단순한 신조선 발주량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스코브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제품운반선이 상당수 인도됐지만, 특히 대형 LR2급 선박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는 제품운반선 시장이 아니라 원유 운송시장으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제품운반선 시장에서 실제 운항에 투입된 선박 수는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하프니아는 올해 250척 이상의 선박이 기술적으로는 제품운반선 범주에 해당하는 형태로 인도됐음에도 실제 제품운반선 시장에서 운항하는 선박 수는 연초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신조선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선박의 실제 운항시장과 화물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