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혼잡이 컨테이너선의 실질적인 공급능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덴마크의 해운 컨설팅업체 시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약 170만 TEU에 달하는 컨테이너선 선복이 일정 지연으로 사실상 시장에서 활용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글로벌 메이저 선사인 에버그린의 전체 선대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시인텔리전스는 최근 Global Liner Performance 보고서에서 글로벌 정기선 서비스의 스케줄 신뢰도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6월 글로벌 컨테이너선 스케줄 신뢰도는 60~65% 수준에 머물렀다. 팬데믹 이전인 2011~2019년에는 통상 70~80% 수준의 스케줄 신뢰도가 유지됐다.
문제는 단순히 지연 선박의 비중이 높아진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연된 선박 한 척이 항만과 항로에서 묶여 있는 시간 자체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 선복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선박의 평균 지연기간이 약 3~4일이었지만, 현재는 평균 5~5.5일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시인텔리전스는 지연 선박의 비중과 평균 지연기간을 함께 계산해 실제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선복 규모를 산출했다.
그 결과 6월 글로벌 컨테이너선 선대의 약 5%가 운항 지연으로 흡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적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2011~2019년에 일정 지연으로 인해 평균 2.2%의 선복이 흡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현재의 5%와 비교하면 2.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절대적인 선복량으로 환산하면 현재 약 170만 TEU가 지연으로 사실상 가용 공급에서 빠진 셈이다.
여기서 팬데믹 이전의 정상적인 지연 수준인 2.2%를 제외하더라도 약 100만TEU의 추가 선복이 일정 지연에 묶여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HMM의 전체 컨테이너선 선대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실제 시장에서 이용 가능한 선복은 선박의 명목상 공급량보다 크게 적어진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조선소에서 대규모 컨테이너선 신조선이 공급됐음에도 시장의 공급 압박이 예상보다 쉽게 완화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선사들이 보유한 선박 숫자와 명목 선복량은 증가했지만, 항만 혼잡, 항로 우회, 내륙운송 병목, 스케줄 지연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실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유효 선복은 줄어들었다.
특히 선박이 항만에서 대기하거나 예정된 기항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면 다음 항차에도 지연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한 척의 지연이 단순히 해당 항차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선박의 전체 회전율을 떨어뜨리는 구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