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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가짜' 보험증권 드러난 그림자 함대…유가족 보상 '안갯속'

  • 등록 2026.08.06 08:13:02

 

오만만에서 피격돼 선원 3명이 사망한 '그림자 함대(Shadow Fleet)' 소속 유조선 '세테벨로(Setebello)호'의 보험 서류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가족 보상 절차가 난관에 봉착했다.

 

그림자 함대의 불투명한 금융·보험 구조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해운업계는 선박보험 검증체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4만 7,200DWT급 석유제품운반선 세테벨로호(1997년 건조)는 지난 6개월 동안 두 보험사의 명의를 도용한 위조 보험증권을 사용해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선박은 지난 6월 10일 오만만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를 당해 인도 국적 선원 3명이 사망했으며, 이후 유가족들은 사망 보상금 지급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사고 이후 보험계약 자체가 허위 문서에 기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그림자 함대의 구조적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운송에 활용되는 그림자 함대는 국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선박 소유회사(SPV), 선박관리회사, 선적국, 보험사 등을 빈번하게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보험증권이나 선급 관련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제 P&I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국제 보험시장에서는 보험증권의 진위 확인이 어렵지 않지만, 제재 회피 선박들은 위조 서류나 허위 보증서를 사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며 "사고 발생 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선원과 유가족"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위조 보험증권이 사용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실제 보험사는 보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유가족의 민사소송과 국제 중재 절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그림자 함대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주요 P&I 클럽들은 선박 보험의 투명성 확보와 디지털 보험증권 검증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항만당국 역시 입항 선박에 대한 보험 및 등록 서류 확인을 강화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