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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컨테이너선은 홍해 통항 '확대', 유조선은 '회피'

바브엘만데브 해협 놓고 선종별로 상반된 전략

  • 등록 2026.07.28 20:35:11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해운업계의 운항 전략이 선종별로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컨테이너선사들은 제한적이나마 홍해 항로 운항을 확대하는 반면, 유조선업계는 통항을 기피하며 희망봉 우회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싱가포르 해운시장 분석기관인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총 54척의 컨테이너선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했다.

 

머스크, CMA CGM, 완하이 등 주요 선사들은 일부 선복을 홍해 항로에 재투입하며 수에즈 운하 이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머스크의 1만 6,592TEU급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Ane Maersk)호'는 최근 지중해에서 홍해로 진입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Jeddah)항에 기항한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 인도 문드라(Mundra)항으로 향했다.

 

이는 주요 선사들이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운항 거리와 비용 절감을 위해 홍해 항로를 다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반면 유조선 시장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시장조사기관들과 선박 위치추적 자료에 따르면 원유와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VLCC, 수에즈막스(Suezmax), 아프라막스(Aframax)급 선박 상당수는 여전히 바브엘만데브 해협 진입을 꺼리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란 공습과 후티(Houthis)의 선박 공격 위협이 재부각된 이후 중동 걸프 지역에서 출항한 유조선들은 홍해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경유하는 항로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의 차이를 화물 특성과 위험 노출도에서 찾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정시성 확보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운항거리 단축 효과가 큰 홍해 항로 복귀 유인이 상대적으로 크다.

 

반면 유조선은 단일 선박당 적재 화물 가치가 수억 달러에 이르는 데다, 원유 유출 사고나 선박 피격 시 파급효과가 막대해 선주와 보험사들이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탱커 중개인은 "컨테이너선은 운항 일정 유지가 중요하지만 유조선은 선박과 화물의 안전이 절대적인 우선 순위"라며 "전쟁위험보험료와 선원 안전 문제를 고려하면 상당수 선주들은 아직 홍해 복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최근 탱커 시장에서는 홍해 우회가 장기화되면서 선복 공급이 사실상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동-유럽 항로를 운항하는 VLCC와 수에즈막스 선박들은 희망봉 경유로 항해일수가 10~15일 가량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시장 내 가용 선박 수를 줄여 운임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이너리티카는 "현재 컨테이너선 시장은 일부 선사들의 홍해 복귀로 공급 정상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유조선 시장은 여전히 지정학적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두고도 컨테이너선은 '복귀', 유조선은 '회피'라는 상반된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며 "홍해 위기의 진정 여부가 향후 컨테이너와 탱커 시장의 수급 및 운임 흐름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