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수가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선박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23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단 1척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5월 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날 3척에서 다시 급감한 것이다.
특히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한 유조선은 한 척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세계 최대 원유 수송 통로의 기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확인된 유일한 통과 선박은 약 200만 배럴 규모의 이라크 바스라(Basrah) 원유를 적재한 VLCC'뉴 자이언트(New Giant)호'다. 이 선박은 중국 산둥성 르자오항으로 향하고 있으며 8월 중순 도착 예정이다.
물동량 감소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습을 연일 확대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군은 이날 이란 군사시설을 겨냥한 13일 연속 공습을 실시했다.
반면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유조선 통과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23일 기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총 32척으로 전날 26척보다 증가했다. 이 중 14척은 홍해 방향으로 진입했고 18척은 아덴만(Gulf of Aden) 방향으로 이동했다.
특히 아덴만으로 향한 유조선 가운데 9척은 원유를 적재한 상태였으며, 이 중 2척은 중국으로 향하는 VLCC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일부 선주들이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기존 운송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해상 물류망 혼란은 정유제품 운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약 50만 배럴의 나프타를 적재한 석유제품운반선(Product Tanker) '토름 이노베이션(Torm Innovation)호'는 아시아로 향하던 중 통상적인 바브엘만데브 통과 대신 수에즈운하 방향으로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선박이 바브엘만데브 해협 대신 수에즈운하를 경유해 아시아로 이동할 경우 전체 항해 거리는 기존 대비 최대 3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연료비와 용선료 상승은 물론 선복 회전율 저하로 이어져 글로벌 원유 및 정유제품 운송시장에 추가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Saudi Aramco)도 물류 차질에 대응해 수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람코는 최근 홍해 연안 항구 적재를 줄이는 대신 이집트 지중해 연안의 시디 케리르(Sidi Kerir)터미널에서 추가 원유 화물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후티의 사우디 연계 선박 공격 위협과 홍해 항로 불안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