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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Blank Sailing 상시화…공급관리 시대 진입

Sea-Intelligence 분석. 7년 사이 62~215% 급증

  • 등록 2026.07.21 06:29:47

 

해운업계에서 블랑크 세일링(Blank Sailing, 결항)이 일시적 수급 조절 수단을 넘어 구조적 네트워크 관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팬데믹 당시 공급망 혼란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조치였던 블랑크 세일링이 이제는 선사들의 상시적인 공급 조절 메커니즘으로 정착했다는 것이다.

 

해운 컨설팅업체 시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블랑크 세일링은 더 이상 수요 부진에 대응하는 임시 수단이 아니라 글로벌 컨테이너 네트워크의 영구적 특징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 주요 동서항로에서 철수된 선복 규모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미 동안 노선에서 상반기 철수한 선복은 2019년 27만 3,725TEU에서 올해 86만 3,396TEU로 215% 급증했다.

 

아시아–지중해 노선에서는 같은 기간 22만 4,143TEU에서 58만 484TEU로 159% 늘었고, 아시아–북유럽은 83%, 아시아–미 서안은 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수년간 대규모 신조 컨테이너선 인도가 이어졌음에도 시장에 실제 공급되는 선복량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시인텔리전스는 "선사들이 전략적인 선복 철수로 신규 선박 인도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며 "이는 컨테이너 해운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항로별 블랑크 세일링 비중은 아시아–미 동안이 전체 공급의 14%로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북유럽과 미 서안은 각각 11%, 아시아–지중해는 10%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해운동맹(Alliance)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선사들이 과거보다 정교한 수요 예측과 운항 최적화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붕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랑크 세일링은 선사들이 운송능력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수단들 가운데 하나"라며 "결과적으로 화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슬롯은 감소하고, 운임은 상승하거나, 최소한 급락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공급망 전문가들은 향후 10~14% 수준의 구조적 선복 철수가 새로운 시장 표준(New Normal)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주들은 재고 운영과 물류계획 수립 과정에서 블랑크 세일링을 상시적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해운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블랑크 세일링이 시장 이상 징후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선사들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적 운영 수단이 됐다"며 "컨테이너 해운시장은 공급확대 경쟁에서 공급관리 경쟁시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