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테이너 해상운송 시장이 수개월간 이어진 급등세를 뒤로하고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조기 성수기가 견인했던 운임 상승세가 추가 선복 투입과 수요 둔화 영향으로 한풀 꺾이면서 시장의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3주 연속 하락하며 3,08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이례적인 운임 급등세가 정점을 통과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제네타(Xeneta)는 극동~미 서안 운임이 전주 대비 5% 하락했으며, 지중해 노선은 2%, 미 동안과 북유럽 노선은 각각 1%씩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하이~남미 노선은 지난 한 달 동안 TEU당 8,212달러에서 5,900달러로 약 28% 급락하며 주요 항로 가운데 가장 하락세를 나타냈다.
드류리(Drewry)가 발표한 세계컨테이너운임지수(WCI)도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WCI는 전주 대비 2% 하락한 FEU당 4,547달러를 기록했다. 상하이~로스앤젤레스 노선은 FEU당 6,272달러로 3% 하락했으며, 상하이~뉴욕은 7,879달러로 보합세였다. 아시아~유럽 항로에서는 상하이~로테르담이 4,873달러, 상하이~제노바가 1,300달러를 기록하며 1~3% 하락했다.
시장 변화의 배경에는 조기 성수기 종료와 선복 공급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화주들은 올해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벙커조정계수(BAF) 인상 가능성을 우려해 예년보다 이른 5월부터 선적을 앞당겼다. 이로 인해 통상 7월에 시작되는 성수기가 두 달가량 앞당겨지면서 운임이 급등했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에밀리 스타스볼(Emily Stausbøll) 제네타 해운 수석 애널리스트는 "화주들은 공급망 차질을 우려해 평소보다 빠르게 물량을 선적했고, 이것이 시장의 용량 압박과 운임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그러나 선사들의 지속적인 선복 투입과 함께 수요가 완화되면서 시장은 점차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선사들은 올해 들어 역대 최대 수준의 선복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머스크, 하팍로이드, MSC, CMA CGM 등 주요 선사들은 태평양 및 아시아~유럽 항로에 신규 선박을 잇따라 투입하고 있다.
세계 최대인 2만 4,168TEU급 메탄올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인 'OOCL Wisdom호'가 최근 첫 상업 운항에 돌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업계는 운임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유럽 주요 항만의 혼잡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의 무역정책 변화가 여전히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이토스(Freightos)의 주다 레빈(Judah Levine)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웨비나에서 "수요가 이미 정점을 지나 감소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항만 혼잡과 높은 연료비가 운임 하단을 지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급격한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특히 오는 7월 말 종료 예정인 미국의 임시 관세 조치와 8월 추가 무역 규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 정책 변화가 화주들의 선적 패턴을 다시 한번 바꿀 경우 단기적인 운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초기 성수기가 사실상 막을 내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이 운임 조정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