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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美 항소법원, “부당한 컨 보관료는 무효”…에버그린 패소

  • 등록 2026.07.09 09:01:02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연방해사위원회(FMC)​의 컨테이너 지체료(Detention Charges) 규제 권한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해운업계의 컨테이너 보관료 부과 관행에 중요한 선례가 마련됐다.

 

미국 컬럼비아 특별구 연방항소법원​은 7일 만장일치로 대만 에버그린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공급망의 원활한 화물 이동을 촉진하지 못하는 지체료는 부당하다는 FMC의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소송은 2020년 미국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연휴 기간 조지아주 서배너(Savannah)항​이 사흘간 폐쇄됐음에도 에버그린이 현지 운송업체 TCW Inc에 컨테이너 장비 반납 지연을 이유로 510달러의 지체료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FMC는 당시 항만이 폐쇄돼 컨테이너를 반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과된 지체료는 미국 해운법(Shipping Act)​상 '공정하고 합리적인 관행'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항소법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지체료는 화주와 운송업체가 장비를 신속히 회전시켜 공급망의 화물 흐름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재정적 인센티브여야 한다"며 "항만이 폐쇄돼 장비를 반납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목적이 달성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법원은 에버그린이 항만 폐쇄 기간 동안 장비 반납이 지연되더라도 추가 비용이 실제로 발생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순히 계약상 규정을 근거로 지체료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FMC가 2020년 도입한 '지체료 및 체화료(Detention and Demurrage) 해석 규칙(Interpretive Rule)'​의 법적 효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당 규칙은 지체료와 체화료가 단순한 수익 창출 수단이 아니라 컨테이너와 화물의 원활한 이동을 촉진하는 기능을 해야 하며, 반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과되는 요금은 원칙적으로 부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규정하고 있다.

 

에버그린은 계획된 항만 폐쇄 이전에 장비를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체료 부과는 여전히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FMC가 개별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화물 유동성 증진 여부를 기준으로 적법성을 평가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항만 혼잡과 공급망 마비 속에서 화주와 트럭운송업체들이 컨테이너를 반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체료와 체화료가 계속 부과되면서 제기됐던 업계의 불만을 반영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FMC의 감독 권한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선사들은 구금료와 체화료를 부과할 경우 해당 비용이 실제 발생한 손실을 반영하는지, 그리고 화물 흐름 개선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