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로 예정된 북극항로 시범운항 준비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해운업계에서 씁쓸하다는 반응이 감지된다.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는 것은 좋지만, 정부가 추진 선사인 팬스타라인닷컴에 끌려다니며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스타가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알고 북극항로를 핑계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팬스타가 운항선박을 통상적인 관행에 따라 용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입을 원하다는 점이 우선 거론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대상 선박은 HMM의 2758TEU급 컨테이너선 '뭄바사(Mombasa)호'다. 9월 시범운항 일정을 감안하면 현재 다른 선박을 찾아볼 여유는 전혀 없다. 결론은 뭄바사호로 하든지, 아니면 시범운항을 내년으로 미루는 것, 양자택일이다.
더군다나 오는 15일에는 대통령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어 그 전에 방침을 확정해야 한다.
업계 일각에선 해수부가 HMM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 인사는 "현재 소형 컨테이너선은 전 세계적으로 아주 귀한 매물이고 HMM으로서도 굳이 이 선박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면서 "설혹 거래가 되더라도 시세보다 20~30% 높은 가격에 성사되곤 하는데 이것이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뭄바사호는 자체 운용계획에 따라 가동되고 있는데 이를 갑자기 변경하면서 생기는 피해와 주가하락 요인은 어떻게 할지도 관심거리다.
팬스타가 매입을 추진하는 것은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각종 지원이나 보장을 받아내는 데 용선보다 더 유리하고, 북극항로 시험운항을 기회로 정기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팬스타가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 정식 공동운항 선사로 선정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이 조치를 통해 한일항로에서 고속페리, 로로(Ro-Ro) 화물선을 운영해온 팬스타는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근해 정기선 10개사가 운영해온 한일 항로 공동운항 체제인 JNFC에 새 선사가 들어온 것은 무려 19년 만이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팬스타는 뭄바이호 확보를 기정사실화하고 이미 1300TEU의 화물을 확보하는 등 3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지는 모습"이라며 "이것이 과연 우연에 의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팬스타는 사내에 임직원 20여명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항 추진본부를 설치해 공격적으로 화물영업을 하고 있으며, 컨테이너선 확보 등은 김현겸 팬스타 회장과 그의 아들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스타는 특혜설에 대해 시범운항 사업발표 초기에는 정부가 적자보전을 원칙으로 내세웠다가 이후 이를 인센티브 방식으로 바꿔 수지를 맞추기가 어려워졌다며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인센티브 방식이 적용되면 팬스타는 한국해운협회가 제공하는 40억 원 중 30억원을 보조금으로, 10억원은 인센티브 형식으로 받게 되며, 적자 발생시 이를 감수해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 팬스타의 사업추진을 사시로 쳐다보는 데는 김현겸 회장 특유의 정치권 인사 및 해양수산부 간부 '밀착'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팬스타 미라클호 명명식이나 서울 사옥 준공식 등에 전현직 국회의원, 전직 해수부 장관 등을 대거 동원해 세를 과시하곤 했다.
정기선사의 한 인사는 "가뜩이나 로비로 이름이 난 팬스타가 아니냐"며 "북극항로 개척이 이재명정부의 '절대 선(善)'이 된 점을 이용해 여러가지로 이득을 취하려는데 이를 병풍 마냥 지켜보면서 돈을 내는 근해 컨테이너선사들은 핫바지고, 해수부도 끌려가는 듯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