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SHIPS Act(SHIPS for America Act) 수정안이 하원 표결을 앞두고 대폭 축소됐다.
최대 250척 규모의 미국 국적 전략상선대 조성, 조선·해운산업 세제 지원, 중국 연계 선박 제재 등 핵심 산업지원 조항이 대부분 삭제됐다.
이번 수정안은 공화당 소속 트렌트 켈리 하원의원 등 초당적 의원들이 국방수권법(NDAA) 수정안의 하나로 제출했다. 독립 법안으로 추진되던 SHIPS Act를 연례 국방예산 법안에 포함시켜 입법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번 세 번째 수정안에서는 당초 법안의 상징적 정책들이 대거 제외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최대 250척 규모의 미국 국적 전략상선대 조성 계획이 삭제된 점이다. 중국산 수입 화물의 일정 비율을 미국 국적선으로 운송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도 빠졌다.
중국을 겨냥했던 제재 조치도 대부분 삭제됐다. 기존에는 중국 등 '우려 대상 국가' 기업이나 해당 국가에 등록된 선박, 또는 해당 국가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 벌칙성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번 수정안에서는 제외됐다.
조선·해운산업에 대한 각종 세제 지원도 대부분 삭제됐다. 선사와 조선소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미국 세법을 개정하는 내용 역시 통째로 빠졌다.
반면 최대 200억달러 규모의 해양안보기금 설립 조항은 유지됐다. 하지만 기금의 재원 조달 방식은 삭제됐으며, 예산 집행도 매년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변경돼 당초 기대했던 안정적인 재원 확보 기능은 다소 약화됐다.
안보 목적의 정책은 그대로 유지됐다. 수정안은 미국 군수사령부(USTRANSCOM)에 유사시 상선 수송능력을 점검하는 테이블톱(Tabletop) 훈련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미국 상선대의 전시 동원 능력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한 조치다.
■ "국내 '빅3'에 타격"
이번 수정안이 국내 조선업계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하반기 본격화가 기대됐던 한·미 조선협력, 이른바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멘텀의 속도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SHIPS Act 입법 추진과 행정부의 해양정책(MAP), 그리고 대규모 한·미 조선협력 구상을 연계하며 조선산업 재건 정책을 빠르게 구체화 해왔다.
국내 조선업계 역시 이를 계기로 미국 현지 투자와 생산 협력, 공급망 구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특히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미국 시장 진출 확대를 검토하면서도 SHIPS Act를 사실상의 정책적 안전장치로 인식해왔다.
미국 내 조선소 투자나 생산시설 구축은 한국보다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 부족한 기자재 공급망, 숙련인력 확보 등 여러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장기간의 발주 보장과 세제 지원, 정부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투자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판단이다.
그러나 이번 수정안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기대했던 미국 국적선 확대와 세제 인센티브, 산업 지원 장치가 대부분 삭제됐다.
결국 국내 조선사들도 대규모 미국 생산 투자보다는 함정 유지·보수(MRO), 기술협력, 기자재 공급망 구축, 현지 조선소와의 전략적 제휴 등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낮은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면서 최종 입법 결과를 지켜봐야 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