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해군 함정 확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한·미 조선 협력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를 넘어 신조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Breaking Defense에 따르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미 국방부의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 포함된 18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해군 관련 예산이 단순 연구개발이 아닌 함정 확보와 연계된 사업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해당 예산 규모가 중형 수상함 확보를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미국 정부가 기존 군함 조달 체계와 다른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함정의 선체(Hull)와 기관(Machinery), 전기설비(Electrical Systems) 등 기본 플랫폼을 한국 또는 일본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미국 방산업체가 전투체계(Combat System)와 무장체계를 통합하는 형태다.
이는 부족한 미국 내 건조 역량을 동맹국 생산능력으로 보완하면서도 핵심 군사기술과 전투체계는 자국 산업이 담당하는 구조다.
OMB 관계자는 최대 2척 규모 함정의 선체와 기계·전기 패키지를 한국 또는 일본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조선업계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군함 신조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잠재적 협력 대상에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J중공업과 일본의 미쯔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재팬 마리타임 유나이티드(JMU) 등이 거론된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선 건조 기술과 대형 블록 제작 능력, 높은 생산 효율성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정부와 해군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건조 확대 자체가 아니라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있는 만큼 발주 규모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백악관이 추진하는 이른바 '브리지 전략(Bridge Strategy)'은 초기 물량 일부를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해당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와 생산기반 구축을 유도하는 모델이다.
실제로 미국은 쇄빙선 사업에서도 유사한 방식을 검토하며 해외 조선소의 해외 건조 경험과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사업 추진까지 난관도 적지 않다.
현행 미국 법률은 원칙적으로 군함을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해외 건조를 위해서는 별도의 예외 승인 절차와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도 동맹국 조선소 활용 방안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조선업계 역시 일자리 감소와 산업기반 약화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