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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북극 블랙카본 배출, 5년간 3배 폭증…"ECA 지정 역부족"

  • 등록 2026.05.23 08:09:46

 

북극해에서의 블랙카본(Black Carbon·BC) 배출이 최근 5년간 약 3배 급증하며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속도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환경단체 '청정북극동맹(Clean Arctic Alliance)'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극지코드(Polar Code) 적용 해역 내 블랙카본 배출량은 2019년 259톤에서 2024년 759톤으로 증가했다.

 

이는 단순 추정치가 아닌 실제 운항 선박의 배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치다.

 

블랙카본은 화석연료의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입자로, 눈과 얼음 표면에 침적되면 반사율을 낮춰 열 흡수를 증가시키고 해빙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블랙카본의 단위 질량당 온난화 잠재력이 이산화탄소의 최대 1,500배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진은 “북극은 이미 심각한 기후 스트레스에 노출된 지역이며, 블랙카본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 오염원”이라고 평가했다.

 

북극 해빙 감소에 따라 선박 활동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2013~2024년 사이 북극 진입 선박 수는 약 3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북극 항해 거리는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벌크선과 유조선을 중심으로 북극항로(NSR) 이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크루즈선 역시 쇄빙선 운항 해역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 해운 애널리스트는 “북극항로는 더 이상 예외적 루트가 아니라 상업적 대안 항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기후 변화가 역설적으로 북극항로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IMO 역시 대응에 나서고 있다. IMO 산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지난 4월 열린 MEPC 84 회의에서 그린란드에서 포르투갈 연안까지 200해리를 포함하는 북동대서양 배출통제구역(NE Atlantic ECA)을 승인했다. 이 규제는 2027년 발효 예정이며, 0.10% 황 함유량 제한과 NOx Tier III 기준이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ECA 도입만으로 블랙카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블랙카본은 황산화물(SOx) 자체보다 연소 효율과 엔진 상태에 크게 좌우되는 오염원이기 때문이다.

 

ICCT(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와 청정북극동맹 분석에 따르면 북극해 내 중유(HFO) 사용 금지와 증류유(MGO/MDO) 전환, ECA 도입을 모두 시행하더라도 블랙카본 감축 효과는 2~5%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블랙카본 배출량이 ▲엔진 상태 ▲인젝터 마모 ▲연료 분무 품질 ▲터보차저 효율 ▲연소 온도 ▲실린더 윤활 ▲부하 프로파일(Load Profile)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한 엔진 제조사 관계자는 “관리 상태가 우수한 HFO 엔진이 관리되지 않은 MGO 엔진보다 오히려 블랙카본을 적게 배출할 수 있다”며 “핵심은 연료 종류보다 연소 품질”이라고 지적했다.

 

한 기후·해운정책 전문가는 “IMO의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북극 블랙카본 문제는 규제 논의보다 훨씬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장기적 대체연료 전략과 별개로, 기존 선대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엔진 관리와 연소 최적화가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대응 전략으로 ▲엔진 유지보수 강화 ▲인젝터·터보차저 성능 관리 ▲실시간 연소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연료 분사 최적화 ▲HVO 등 고품질 연료 확대 등을 제시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암모니아·수소 기반 미래 연료 인프라 구축보다 훨씬 빠르게 적용 가능하며, 북극 블랙카본 감축에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