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우회 장기화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벙커연료 공급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올해 컨테이너선 성수기가 예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디지털 운임플랫폼 프레이토스(Freightos)의 책임연구원 주다 레빈(Judah Levine)은 최근 인터뷰에서 “홍해 우회로 운송 시간이 늘어나면서 10월 중국 골든위크(Golden Week) 이전 선적 공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유럽 수입업체들은 재고 확보를 위해 조기 선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미 5월부터 시장 압박이 감지되고 있다”며 “올해 성수기는 통상적인 시기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운임 인상과 선복 부족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부 화주들은 이미 미국·이스라엘–이란 긴장 고조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을 우려해 선적을 앞당기는 프런트로딩(Front-Loading)에 나섰다.
한 글로벌 물류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유럽 수입업체들을 중심으로 재고 확보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3분기 성수기 이전부터 시장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레빈은 “호르무즈 해협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노선은 아시아–유럽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극동아시아는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현재까지는 심각한 연료 부족을 피하고 있지만, 봉쇄나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상황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초기 충격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상하이 등 주요 벙커링 허브에서는 일부 선박들의 추가 벙커링 기항이 늘어나고 있으며, VLSFO(Very Low Sulphur Fuel Oil·저유황유) 공급도 점차 타이트해지고 있다.
레빈은 “공급망이 충격에 적응하고 있을 뿐 위험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실제 연료 부족이 발생할 경우 지금까지 경험한 단순 운임 변동보다 훨씬 심각한 공급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연료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선사들이 저속운항 확대 또는 일부 서비스 감편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화주들의 불안감을 자극, 성수기를 앞당기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이번주 컨테이너 스팟운임은 조기 성수기 진입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수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선사들은 긴급 연료할증(EFS·Emergency Fuel Surcharge), 성수기할증(PSS·Peak Season Surcharge), 일반운임인상(GRI·General Rate Increase) 등을 잇따라 부과하고 나섰다.
해운시장 분석기관 드류리(Drewry)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 WCI(World Container Index)는 FEU당 2,553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2% 급등했다.
상하이–뉴욕 노선 운임은 전주 대비 14% 상승한 FEU당 4,252달러를 기록했으며, 상하이–로스앤젤레스 노선 역시 10% 오른 FEU당 3,357달러로 집계됐다.
대만 선사 양밍(Yang Ming)은 15일부터 FEU당 2,000달러의 GRI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드류리는 “다음 주에도 추가 요율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성수기 이전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강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유럽 항로 역시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상하이–제노바 노선 운임은 전주 대비 20% 급등한 FEU당 3,701달러를 기록했고, 상하이–로테르담 노선은 11% 오른 FEU당 2,413달러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