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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서울 북창동의 대비되는 풍경…장금상선과 팬스타

선대 300척의 장금상선 vs 6척의 팬스타. 상반된 오너의 경영철학과 사옥 회자

  • 등록 2026.05.11 08:40:54

 

서울 북창동에 위치한 장금상선과 팬스타 서울사옥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해운업계 관계자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양사의 사옥은 걸어서 2, 3분이면 도착할 만큼 지근 거리에 있다.

 

업계에선 일단 외형상의 차이를 거론한다.

 

장금상선의 사옥은 지은 지 수십년된 낡은 건물에다 외부에 사명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장금상선을 나타내는 표식은 2층 사무실 입구에 가야 비로소 입구 문짝에 비닐 재질로 로고와 사명이 붙어있다.

 

이 건물의 1층에는 식당이, 그리고 지하에는 술집이 들어서 있어 전 세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글로벌 선사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결코 쉽지 않다.

 

반면 팬스타 서울 사옥은 지난해 7월 준공식을 가진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의 신축 건물로 깔끔하면서도 나름 웅장하다. 

 

팬스타는 1990년 첫 걸음을 시작한 이 곳에 그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빌딩 등에 분산돼 있던 서울지역 근무 임직원들을 모았다.

 

팬스타는 이와 별도로 부산 중구에 본사 사옥을 운영하고 있다.

 

해운업계 인사들은 양사의 사옥이 이처럼 대비되는 것은 오너인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과 김현겸 팬스타 회장의 경영철학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정태순 회장은 평소 "여유가 있으면 배를 더 사야지, 사옥을 새로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질은 영업과 실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옷도 대부분 중저가 기성복에, 언론 인터뷰나 매스 미디어에 등장하는 것을 가능한 한 피한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문 매체에 더러 정태순 회장 인터뷰 기사라는 것이 게재되곤 하는데, 우리가 보기엔 뻥튀기 기사"라며 "정 회장은 절대 인터뷰를 할 사람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같은 그의 철학은 아들인 정가현 이사에게도 이어져 유럽 해운업계에선 정 이사를 "은둔의 경영자"라고도 부른다.

 

반면 김현겸 회장은 화려한 행사로 세를 과시하길 좋아한다는 평을 받는다.

 

팬스타의 서울 사옥 준공식은 물론 지난해의 페리 '팬스타 미라클호' 명명식에는 해운업계는 물론 정치인들이 적지 않게 참석했다.

 

해운업계의 한 인사는 "팬스타 행사에 참석하는 정치인들은 거의 대다수가 정치 후원금을 받은 인사들"이라며 "김현겸 회장은 이들을 병풍처럼 세우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1월에는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도 출연했다.

 

프로그램에서 그는 "종합해운기업을 이끄는 선박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는데 이것은 지금도 해운업계에서 회자된다.

 

해운단체의 한 관계자는 "팬스타의 선대는 6척에 불과한데 이걸로 선박왕 소리를 듣는다면 국내에 선박왕이 50~100명은 있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김현겸 회장은 풍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실제 낡은 사옥에 둥지를 튼 장금상선만 해도 VLCC만 130척,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을 합하면 300척 가량의 초 거대 선대를 운영하고 있다.

 

두 회장 간에 공통점도 있다. 공격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승부수를 통해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두 사람 모두 타성에 젖은 경영을 싫어하며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끊임없이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는 것, 그리고 어려운 유년시절을 겪어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점은 공통적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