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역내(Intra‑Asia) 컨테이너 운임이 화물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기형적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운임 상승의 요인으로는 벙커 가격 급등에 따른 긴급 연료할증료(Emergency Fuel Surcharge) 부과가 꼽힌다.
6일 한국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부산–동남아시아 노선 운임이 FEU당 1,097달러로 2주 전보다 12달러 올랐다.
이는 3월의 평균치인 933달러 대비 16% 상승한 것으로, 2023년 6월 이후 최고치다.
드류리(Drewry)의 아시아역내운임지수(Intra‑Asia Container Index)도 1일 기준 FEU당 918달러로, 2주 전 대비 6% 상승했다. KCCI 지수와 마찬가지로 화물 감소와 무관한 운임 상승 구조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세청의 3월 통계에 따르면 한국–동남아 8개국 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35만 3,600TEU로 집계됐다.
수출은 17만 4,400TEU로 4% 줄었고, 수입은 17만 9,200TEU로 8%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11만 1,300TEU로 -9%, 말레이시아 5만 1,500TEU로 -8%, 태국은 4만 8,200TEU로 -10%를 각각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만 5만 5,900TEU로 13% 증가세를 나타냈다.
부산항의 한 포워더는 “화물 수요는 줄었는데 운임이 오르는 건 순전히 벙커 할증료 때문"이라며 "선사들이 시장 상황보다 연료비 변동을 더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일반운임인상(GRI, General Rate Increase), 긴급 연료할증료(Emergency Fuel Surcharge), 저유황유할증료(Low Sulphur Surcharge) 등을 수시로 부과하며 운임 인상을 정당화하고 있다.
문제는 벙커 가격이 초기 급등 이후 톤당 1,000달러 이상에서 안정세에 접어들었음에도, 할증료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드류리의 공급망체인 어드바이저인 필립 다마스(Philip Damas)는 “중동 지역 불안과 아시아 항만 병목현상, 아시아역내 선복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GRI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 아시아 항만 혼잡, 선복 재배치 지연, 선사들의 수익성 방어 전략 등을 이유로 아시아역내 운임이 단기간에 하락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한다.
한 해운 애널리스트는 “벙커 가격이 안정돼도 할증료는 가장 마지막에 내려간다"며 "선사들이 아시아역내시장을 수익성 방어용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